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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sky Dec 31. 2022

어쩌다 DT

03 - 사회에 첫발

"신입사원"

지금 다시 불러봐도 싱그럽다. 

그 시절로 돌아가고픈 20대


나에게도 "신입사원" 시절이 있었다. 

대학원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생각했지만

사회에서의 첫발은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옆자리에 앉아있는 과장님

안쪽에 앉아 계신 팀장님

가끔씩 훑고 지나가시는 본부장님

본부원이 다 같이 모인 전체 회의나 회식 때 한두 번 뵈는 대표님


건축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던 나였지만

회사라는 공간에서 직급이 뿜어 내는 포스는

처음 겪는 북극 한파 같이 느껴졌다. 



나름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고 시작했던 작업들은

퇴근 시간을 앞두고 

"다시"


대학, 대학원에서 

디자인 좀 한다, 전략 좀 세운다, 보고서 좀 쓴다, 발표 좀 한다

소리를 들었지만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고


회사는 그만의 스타일을 갖고 있었고

그 스타일은 내 자존심과 충돌하며

나를 힘들게 하고 있었다. 


정말 자취방은 왜 얻었나 싶을 정도로

회사에서의 시간은 길어졌다. 


"사회", 거꾸로 하면 "회사"라는 곳에

적응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회에 대한 오해도 깊어지고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도 떨어지던 시기였다. 


회사생활이 사막이라면

오아시스 같은 역할은 동기들이 해주었다. 


점심시간이나 가끔의 퇴근 후 시간에

서로 만이 알 수 있는 그분들의 이름을 놓고

시끌벅적

그 시간에 동기들 간의 우애는 깊어지고

다행히 어두운 회사는 조금씩 밝아지고 있었다. 


다행히 그중에 나의 장점을 일부 알아봐 주신

몇몇 선배들 덕에

팀에 도움에 되는 역할을 조금씩 해가며

자리를 잡아갔다. 


지금 이 순간

그 시절 내가 

후배로 들어왔다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과장님, 차장님, 팀장님, 본부장님, 이사님, 대표님

그리고 동료들...



아직도 인상 깊은 선배의 조언이 있다. 

"모든 사람은 장, 단점이 있어. 

그중에 그 사람의 장점을 최대한 배우려고 노력해 봐~!

너에게 큰 도움이 될 거야~^^"


3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던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 잠시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던 선배의 조언이었다. 


경험 없이 머리만 컸던 한 후배가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다가

진심 어린 조언을 슬쩍 얹어 주신 모양이었다. 


"감사합니다."

그 후로 난 정말 많은 배움을 얻었고, 

지금도 그 태도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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