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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sky Dec 18. 2022

어쩌다 DT

02 - 현실을 마주한 시간

승승장구하던 건축학도. 

졸업전시에는 그동안 후배들과 함께한 수상 실적으로만

작업실 부스를 가득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때는 몰랐던, 

쓰디쓴 세상을 가르쳐 주신 

은사님(지도교수님)을 만났다. 


학부를 마치고 대학원에 입학하자

내가 생각하는 건축이 아닌 다양한 일들이 벌어졌다. 


그림이 아닌 글...

디자인이 아닌 정책...

설계가 아닌 연구...

집을 하나 짓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과

정책, 프로세스, 돈, 시간, 협의 등등...

셀 수 없는 이해관계가 엮여 있다는 

놀라운 현실을 마주했다. 


사실 학부 때는 디자이너가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지도교수님이 누군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관심도 없었다. 


안도다다오, MVRDV, 렘콜하스 뭐 이런 유명한 건축가들만

눈에 들어 오던 시절이라

심지어 한국에서 유명한 승효상, 조병수 같은 

건축가도 아니었던 

지도교수님


그러나 우리나라 최초의 주거단지 Master Planer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총괄계획가

우리나라의 신도시를 총괄 계획하시던 

유명한 도시설계가 였다. 


어느날, 교수님을 따라 대전 근방 까지 내려가서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가 계획되고 만들어 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중요한 회의에 함께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물론 그 뒤로 매주 가는 영광?을 갖게 되었지만..)


도시, 건축, 행정, 전기, 토목, 구조, 환경, 토지 등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분들이 회의실을 가득 메우고

저마다 발생한 이슈에 대해서 브리핑을 하고 있었다. 


당시 총괄계획가 이던 교수님은 모든 상황을 종합하여

이 도시에 살게될 수 많은 사람들을 위해

프로젝트가 한 걸음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진두 지휘 하고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십 수년이 지난 지금 

그 곳에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어떻게 이 짧은 시간에 이 일이 가능한가 싶다가도

정말 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의 결과 인 것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2년간의 대학원 생활에서

나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많은 영역의 일을 하게 되었다. 

연구, 설문, 학회, 국제학회, 대기업 프로젝트, 

정부연구과제, 디자인 프로젝트 등등


힘든일도 많았지만

나의 시야가 확장되는 계기가 되었던것 같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토대로 나는

이상, 그림에서 나와

현실에 처음 

발디디게 되었다. 



우리는 대부분 한 사람의 스타를 보고 열광한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될 거라고 기대하지만

대부분의 확률로 그 기대는 곧 실망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그게 썩 그렇게 나쁜 현실 만은 아니다.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그 일을 즐기고 최선을 다 할 때

탄생하는 것이 바로 그 

스타 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하면

수많은 현실이 모였을 때

결국 이상이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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