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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휘 Aug 02. 2019

취미는 열린 문

8월호 [HIM]에 실린 에세이


  여러분에게 취미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저에게 취미란, 단순히 시간을 때우기 위한 일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의 지식을 배우는 일이었습니다. 한 가지 분야에 대해 배울 때마다 마치 미지의 세계로 탐험을 떠나는 기분이 들어서 너무 즐거웠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재미있어 보이는 일이라면 항상 주저 없이 뛰어들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누구보다 많은 취미를 가진 취미 부자가 되었습니다. 잠깐 나열을 해보자면: 프라모델 조립, 기타, 피아노, 드럼, 플룻 연주, 음악 이론 공부, 다양한 주제의 글쓰기, 영어, 중국어, 독서, 영화 감상과 분석, 사진 찍기와 포토샵, 영상 촬영과 편집, 컴퓨터 부품 공부, 여행, 그리고 수영 정도가 있네요. 많이들 하는 게임, 노래방 등과 사소한 것까지 합하면 족히 30개는 됩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일을 할 시간에 한 가지를 깊게 하는 게 더 낫지 않나요?" 그럼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한 우물만 파는 시대는 갔어요. 취미는 많을수록 좋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음악 감상이 취미인 사람이 아이유의 [이런 엔딩]을 들으면 '가사가 와 닿았다, 아이유가 노래를 잘한다'라고 느낄 겁니다. 그게 잘못되거나 수준이 낮은 건 절대 아니지만, 만약 그 사람이 피아노 연주도 할 줄 안다면 작곡가가 코드 활용을 얼마나 잘했는지, 이 곡이 가진 분위기를 표현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까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아이유의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서 악기 연주를 할 줄 알 필요는 물론 없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영상 촬영에도 관심이 있다면 뮤직비디오도 색다르게 다가오겠죠.

  아는 것이 많을수록 삶은 더 풍요로워집니다 (여러 의미가 담겨있네요). 특히나 요즘처럼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다양해진 시대라면 더더욱 그렇죠. 앞서 말했듯이, 취미는 새로운 세상의 지식을 배우는 일입니다. 여가 시간을 보람 있게 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하죠. 같은 것을 보아도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는 능력 말입니다.

  새로운 취미를 가지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군생활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시작할 수 있어요. 저는 원래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글로 정리하는 일을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그냥 공책에 끄적이기만 하지 말고 군대에 있는 동안 한 번 영화 소개글을 제대로 써보자라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지난 1월부터 꾸준히 글을 써서 부대 복도에 게시도 하고 인터넷에도 올렸습니다. 한정된 시간 동안 느낀 점을 명확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일은 쉽지 만은 않았지만 보람차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영화가 다르게 보였습니다. 마치 장막이 걷힌 것처럼, 영화가 가진 메시지가 명확하게 파악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글을 읽은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은 덤이었고요. 

  + ['브런치' 사이트에서 제 이름을 검색하시면 제가 쓴 글을 볼 수 있습니다. 놀러 와 주세요!]

  취미는 노래와 영화뿐만 아니라, 책, 뉴스, 더 나아가 본인의 전문 분야에서도 남다른 이해의 깊이를 가질 수 있게 해 줍니다. 그저 좋아서 했을 뿐인데 말이죠! 세상에 이런 개이득이 또 있을까요.

  이밖에도 취미로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무궁무진합니다. 다양한 일을 직접 해보며 내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나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운이 좋다면 '덕업일치'의 삶을 살게 될 수도 있어요. 그러니 마음이 끌리는 일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더 넓은 세상으로 가는 문은 항상 열려있습니다. 손해 볼 것도 없어요. 그냥 취미로 하는 일일 뿐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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