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극장 <춘향전쟁>의 음악감독 신창렬
1961년 개봉한 영화 <성춘향>과 <춘향전>, 판소리, 그리고 ‘폴리아티스트’.
오는 6월5~23일 정동극장에서 공연하는 레트로 소리극 <춘향전쟁>에서는 이런 이질적인 요소들이 한 무대에 모여 새로움을 창조한다.
1960년대의 소재들을 다룬다는 의미에서 ‘레트로’(복고풍) 소리극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이 공연은 폴리아티스트를 처음으로 무대의 중심에 세우면서 아주 새로운 ‘뉴트로’ 공연이 되었다. 음악감독을 맡은 신창렬(45)씨는 “영상을 보면서 여러 가지 소리를 만들어내는 폴리아티스트(음향 효과를 위해 소리를 만드는 사람. 신체 부위와 사물을 활용해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냄)가 판소리꾼과 함께 극을 이끌어간다”고 극의 구성을 설명한다.
<춘향전쟁>은 1961년 동시에 개봉된 영화 <성춘향>과 <춘향전>을 둘러싼 숙명의 소리 대결을 다루는 음악극이다. 공연엔 당시 한국 영화계를 뒤흔들었던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이 상영되는데, 무대 위에선 신상옥 감독 역할을 하는 판소리꾼과 소리를 만들어내는 폴리아티스트의 밀고 당기는 기싸움이 이어진다. 신창렬 음악감독은 지난해 말 성수아트홀에서 선보였던 초연과 달리 이번에는 “구현하는 소리를 무대 위에서 100% 라이브로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대학 졸업 후 단체에 소속돼 연주하기보다는 자신의 음악을 하고 싶어 창작자의 길로 들어섰다는 신 감독은 퓨전국악 그룹 ‘그림(The林)’을 창단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처럼 새로운 악기, 장르와 끊임없이 협업을 시도했던 것과 연관해 자신의 작품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 작품처럼 판소리에 음향효과를 결합한 시도는 지금껏 못 봤어요. 그것은 숲(林)의 ‘뻗어나가는’ 속성과 같다고 봐요. 앞으로도 국악의 소재에 다른 장르를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 신창렬은 단국대학교 국악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작곡가와 제작자로 활동한다. 대표작으로 < Acoustic island > <환상노정기> <최생우진기> <칼의 춤> <제3의 시간>, 가야금합주곡 <꽃섬>, 국악관현협주곡 <월식>, SBS드라마 <바람의 화원>, 대장금 애니메이션 타이틀곡 제작과 음악 작업에 참여했으며, 현재는 창작국악그룹 ‘그림(The林)’과 ‘모로뮤직’ 대표를 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