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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숲 Feb 07. 2021

정직

2021.2.7.23:45~

나는 솔직하지만 정직하진 않다. 비밀이 별로 없고 뭐든 누구에게든 잘 털어놓지만 바르고 곧은 사람은 아닌 거 같아서, 그래서 정직하진 않은 것 같다. 사전에 검색해보니 더 뚜렷해진다.


정직 : 마음에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바르고 곧음

솔직 : 거짓이나 숨김이 없이 바르고 곧음


사전은 정직이나 솔직이나, 둘 다 바르고 곧다고 했지만, 정직엔 꾸밈이 없다 하고 솔직엔 숨김이 없다 했네. 


그렇다 해도 나는 정직하진 않고 솔직한 사람인 것 같다. 숨기는 건 딱히 없지만 꾸미는 건 있으니까. 웃음을 꾸미기도 하고 적당히 얼버무려 상황을 모면하기도 하지, 그것도 꾸밈이야. 여기까지 글을 쓰다보니 솔직한 건 세상에 별 유익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살아가다보면 숨길 일이 많은데 그걸 안 숨기고 다 보여주면 그것도 문제 아닌가. 솔직하다는 게 세상에는 쓸모 없고 다만 자기 자신에게만 유익한 것 같다. 맘이 편한 거야, 솔직하면. 비밀 안고 있으면 얼마나 끙끙 갑갑하다고. 


진짜 1분 밖에 안 남아서 황급하게 하는 말이긴 하지만 이제는 덜 솔직하고 아니 안 솔직하고 정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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