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만 4살) 아이가 묻는다.
"엄마는 좋아하는 게 뭐예요?"
어린이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 그리기를 한 뒤 엄마가 좋아하는 게 뭔지 궁금해졌나?
아니면 며칠 전 고미 타로의 <엄마는 이런 게 좋아> 책을 같이 읽어서 그런가?
"글쎄, 엄마는 책 읽는 거 좋아해."
"맞다, 엄마는 나랑 해먹에서 책 읽는 거 좋아하지."
'사실, 너에게 제일 잘해 줄 수 있는 게 그거여서 그랬던 거야.'
"엄마는 또 뭐 좋아해요?"
"음... "
생각보다 내가 좋아한다고 말할 만한 게 없다는 걸 깨닫는다.
"엄마는 산책하는 거 좋아해."
"엄마는 나랑 손잡고 걷는 거 좋아한다고 했었죠?"
생각해 보니 내가 이런 말을 아이에게 자주 했던 것 같다. 엄마가 정말 좋아하는 게 아니었는데, 네가 같이 걷다가 업어 달라고 할지도 몰라서 엄마는 같이 손잡고 걷는 거 좋아한다고 했었는데... 아이는 엄마가 이걸 좋아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래도 고마웠다. 엄마가 뭘 좋아한다고 말한 걸 잘 기억하고 있다는 게.
"엄마 또 뭐 좋아해요?"
"음.... 엄마는 뭘 좋아할까?"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아이가 이해해 줄까? 그게 어떤 마음일지 알까?'
가끔은 이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 듯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고요한 강가에 내 발을 담그고 그 파동이 점점 멀리 퍼지는 걸 가만히 보고 싶다. 내가 이 시간을 간절히 원하는 건 내 시간의 대부분을 너와 복닥복닥하게 보내기 때문이겠지?
아이야~
엄마는 너와 함께 있는 걸 좋아해. 하지만 가끔은 혼자 있는 것도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