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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NAG Jul 04. 2019

심리학은 대체 무슨 학문일까?-上

과학? 종합 선물 세트? 회색 학문!

 대학교 학부 4년, 대학원 석사 과정 2년 하고도 6개월. 총 6년 6개월.

 내가 심리학을 공부하고자 마음먹고, 심리학을 공부해 온 시간이다.

 이제 석사 과정을 끝마쳤고, 현재로서는 박사 과정에 진학할 생각이 없으므로, 아마 교육 기관에서 심리학 공부를 하게 되는 시간은 이것으로 끝이 날 것이다. 마지막이라고 하니 왠지 시원 섭섭한 게 심리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연인과의 기념일에 옛날의 추억들을 곱씹어 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일 것이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내가 느꼈던 심리학은 어떤 모습이었고, 내가 이해한 심리학은 어떤 학문일까?


심리학을 어느 정도 배운다면, 심리학 하면 뇌와 마음이 가장 대표적으로 떠오르게 된다. (사진 출처-Pixabay)


 처음으로 '심리학을 해야겠다!'하고 마주쳤던 심리학의 모습은 참 매력 있는 멋진 학문이었다. 심리학은 사람의 마음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내가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해 공부한다는 것은 흥미롭게 느껴졌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자 하는 것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욕망 중 하나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MBTI 검사를 비롯한 각종 성격검사, 심리테스트, 사주팔자까지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것을 정말로 좋아한다. 평소에 주변 사람, 나, 그리고 사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즐겼던 나에게도 역시 심리학은 참으로 흥미로운 것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처음 심리학을 접했을 때에는 도대체 심리학이 정확히 무엇을 하는 학문인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냥 과학적인 방법을 쓴다고 하니, '문과에서 과학을 하네!', '문과, 이과 융합인재로 성장한다!' 이런 막연한 생각만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생물 심리학을 비롯한 몇몇 세부 분야들은 딱히 선물이 아니었다. (사진 출처-Pixabay)


 본격적으로 심리학 학부 강의를 듣다 보니 정말로 이과 공부를 하게 됐다. 비록 고등학교 생물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내용이었지만, 뇌의 각종 세부 부위를 외우는 것부터 각종 뉴런, 신경전달물질까지 지금까지 공부해오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내용을 배우게 되었다. 여기서 내가 느꼈던 심리학에 대한 이미지는 '종합 선물 세트'였다. 위에서 언급한 생물 심리학, 정신 병리를 다루는 이상 심리학, 사회 속에서의 심리 현상을 다루는 사회 심리학을 비롯하여, 성격 심리학, 발달 심리학, 산업 심리학, 조직 심리학, 인지 심리학, 학습 심리학, 상담 심리학, 임상 심리학, 법정 심리학..... 대망의 심리 통계까지! 아무 말 뒤에 심리학만 가져다 붙이면 그게 그냥 한 분야가 되어버리는 듯한 느낌까지 받을 정도로 심리학은 분야가 너무나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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