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북경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느리 Aug 29. 2023

온 가족 첫 주말

긴 출장에서 돌아온 아빠와 함께 온전히 가족의 시간을 보내는 날!


우리 가족은 왕징을 벗어나 랑우엔 스테이션이란 곳에 나들이 왔다. 원래 기차역이었던 곳을 쇼핑스트리트로 재탄생시켰는데, 감각적인 샵과 맛집들이 즐비한 곳이었다. 이곳저곳 공사 중인 걸 보니 나중에는 더 북적이는 곳이 될 것 같다.

한국에서 먹던 비슷한 맛. 한 접시에 만원정도 하는 이곳의 식사는 꽤 괜찮았지만, 매일 요리하는 아줌마 입장에선 집에서도 비슷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중국에는 아름드리나무들이 많은데 수백 년은 자랐을 것만 같은 울창한 나무들이 끝없이 서있는 것을 보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쇼핑스트리트의 끝은 숲과 연결이 되어 있고, 작은 텐트를 가져와 나무들 사이에 쳐놓고 쉬는 사람들도 있었다.


차로 돌아가는 길, 션이는 공사장의 일꾼들이 왜 더운 날 바닥에서 주먹밥이나 찐 감자등을 먹고 있는지를 의아해했고, 우리는 빈부격차, 최저시급, 인구문제와 취업난과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다닥다닥 붙은 중국의 판잣집 옆에 고급스러운 샵들과 식당들이 가득한 쇼핑거리가 있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가 가진 것에 감사하자.


시내에 있는 쇼핑몰로 넘어와 션이 학교 수영수업에 필요한 수영용품을 사기로 했다. 간식으로 먹은 물만두는 꽤 맛있었지만, 우리 한국 거리에서 파는 찐만두만큼 속이 터질 듯이 꽉 차있지는 않았다.


데칼트론에서 쇼핑을 하면서도 내가 가장 쳐다보는 것은 디자인도 기능도 아닌 가격표였다. 어렸을 때부터 아끼고 검소하게 살아가는 습관을 부모님께 배웠고 그런 소비습관은 쉽게 변하지 않더라.


오늘 저녁엔 신랑의 회사 선배님 가족분들과 식사약속이 있었는데, 티비에서만 보던 중국 고급식당에 가게 되었다.


선배님은 우리 가족들 새로운 것 맛 보라며 정말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을 잔뜩 시켜주셨다. 내가 이 타국에 와서 이렇게 호강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려하고 근사했던 최고의 식사였다. 부모님 꼭 모시고 와야지.


션이도 분위기에 살짝 압도되었는지 얌전하고 의젓하게 식사했다.


북경에 와서 살게 되며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게 된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쇼핑 톡방 정보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정보를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사람들, 학교 오리엔테이션 끝나고 차가 없던 우리에게 라이딩을 제공해 준 어느 가족, 중국인들도 항상 도움을 주려한다.


내가 클렌싱 오일 하나 사는데, 양이 적고 비싼 것을 골랐는지 행사하는 상품 중 양이 많고 가격도 더 착한 물건으로 가져다주던 직원도 생각이 난다.


북경에 온 지 일주일, 우리는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으며 잘 살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첫 번째 토요일 in 북경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