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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자판기 Apr 12. 2024

승률 5할의 야구감독

유운이에게 보내는 편지. 하나

야구에 푹 빠진 너의 모습을 보니 이제 함께 즐길 수 있는 재미가 하나 더 늘어서 엄마는 참 마음이 기쁘다.


그런데 오늘 불안과 관련된 책을 읽다가 야구 이야기가 나와서 솔깃 했단다. 

프로야구의 승률 5할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라.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감독의 능력을  평가할 때 기준으로 삼는 것은 승률5할 이래. 

말하자면 144경기 중 72승보다 많이 이기느냐 덜 이기느냐가 기준이 되는 거지. 


갑자기 궁금해져서 작년 KBO 리그 순위와 승률을 찾아봤어. 

재미있는 것은 LG가 리그 우승을 했지만 

최근 10경기는 5승 5패라는 것과 10경기 동안 한번도 연승을 한적도 없다는 거였어. 

리그 1위도 모든 경기를 다 이겨야 하는 건 아니라는 건 참 위안이 되지 않니? 



이제 고등학생이 되었고 입시라는 치열한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하는 너를 볼 때 

엄마는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어. 

가끔 너의 긴장과 불안이 전해져서 너한테 도움이 되는 어떤 말이라도 해줘야 할 것 같을 때가 있었거든. 

 어떤 말로 너에게 격려와 용기를 줘야 할지 고민이 되었는데 이 이야기를 해줘야겠구나 하고 오늘 생각했어.


리그 1위인 LG는 승률이 0.606이더라. 

그 말은 10번의 게임 중 4번은 졌다는 말이지.  


유운아~

 인생의 모든 게임을 다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지 마. 

질수도 있어. 

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거야. 

열심히 노력한다고 모든 결과가 다 좋지 않을 수도 있어.  

어쩌면 그건 그럴 수 밖에 없는 일일지도 몰라. 


그러니 너는 당장의 할 일만 열심히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어느날엔가  니 미래가 불안하고 걱정스럽다면 

니가 과거의 게임에서 왜 졌는지를 꼼꼼히 살펴봐. 

사람은 내가 통제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여기면 불안해지지.

그러니 불안하다면 지난 경기에서 내가 왜 졌는지 그 이유를 알아내면 돼. 

과거를 통해 실수와 문제점을 통제하는 것이지. 

그리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면 돼.


만약 시험이나 대회를 앞두고 니가 많이 불안하다면 

과거 너의 문제점을 철저히 파악해서 보완할 방법을 명확히 하고 실행하면 되는거야. 

모호함을 줄여나가다 보면 조금씩 덜 불안해질꺼야. 

그리고 열심히 노력하는 거지.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오늘 지더라도 다음에 다시 이기면 된다는 사실이야.

화이팅~~!! 우리 딸~~!!


오늘은 너랑 간만에 뮤지컬을 보기로 해서인지 

너를 기다리는 이 시간이 너무 더디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럼 이따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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