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에 대한 심화 이해를 마치며

by SCS

지금까지 개념에 대한 심화 이해를 위해 철수 쌤이 설명한 것은 다음과 같다.


개념은 어떤 경우에는 하위, 어떤 경우에는 상위에 있을 수 있어 그 위상은 상대적이다. 하위에서 상위로로 범위를 넓혀가는 것을 추상화, 상위에서 하위로 범위를 좁혀가는 것을 구체화라 한다. 개념을 정의할 때 상위 개념을 떠올리는 것은 추상화의 한 사례이다. 개념의 내포는 개념이 적용되는 범위에 속하는 여러 사물이 공통으로 지니는 필연적 성질의 전체를, 외연은 일정한 개념이 적용되는 사물의 전 범위을 말한다. 내포는 개념이 갖고 있는 특성이고, 외연은 개념의 하위 개념인 것이다. 구체화는 내포가 늘며 외연이 줄어 드는 것을, 반대로 추상화는 내포가 줄며 외연이 늘어나는 것을 말한다. 꾸미는 말이 늘어나면 그만큼 내포가 늘면서 외연이 줄어들어 구체화하게 된다. 새로운 과학기술이 나오면 기존의 개념에 또 다른 정의를 부여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외연의 확장, 즉 개념 속에 포함되는 사례를 늘려 개념을 정의하는 것이다.


글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국어 능력 중에 하나가 외연을 축소하는 구체화와 외연을 확장하는 추상화 능력이다. ‘가령’ 다음에 나오는 내용은 추상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사례를 든 것이다. 그 내용을 읽을 때는 추상적 진술에 들어 있는 개념들을 세세하게 분석하고 그 하위 개념들을 벤다이어그램으로 그리며 읽어야 한다. ‘A의 바깥’은 ‘A가 아닌 것’을 말하고 ‘A와/과 같은 B’는 A가 B의 사례에 해당함을 말한다. 현상을 인과(因果)를 파악할 때 신화, 종교에서 사고하는 것과 달리, 과학은 자연 속에 일어난 일들, 즉 물리적 속성(세계)만으로 짝지어 사고한다. 그래서 인과에 대한 철학적 논증을 과학 철학에서는 심도있게 해 왔다.


대수능에서는 지문을 읽고 이해하면 어떤 문제가 나오는지 알 수 있다. 지문에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면 그 사례를 찾거나 해석하는 문제가 출제될 수밖에 없다. 그 문제를 풀이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각각의 개념을 정리해서 핵심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다. ‘개념을 형성하’는 것은 추상화, ‘개념에 근거하여 주어진 상황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구체화를 말한다. ‘개념’은 ‘상황들’의 공통점을 일반화한 것이고, 상황들은 개념의 사례들인 것이다. ‘A(이)라는 B’는 ‘A가 B와 같다’, 또는 ‘A는 B의 사례이다’를 뜻하고, ‘A, B, C 등의 D’는 A, B, C가 D의 사례임을 나타낸다는 것을 알고서 글을 읽으면 이해에 도움된다. 추상화, 구체화라는 사고법 자체가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그와 관련한 문제를 푸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훈련에 훈련을 거듭함으로써 풀이 시간을 단축해야 할 것이다.


개념이나 의미를 일상생활에서 잘못 사용한 예를 가지고 읽다 보면 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많다. 특히 같은 한자가 포함된 어휘들은 비슷해 보이지만 쓰이는 곳이나 의미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혼동하지 않도록 정확히 알아야 한다. 대상을 나누는 방식에는 대상들의 차이점을 주로 의식하는 분류와 대상들의 관계를 주로 의식하는 분석이 있다. 경험(經驗)은 일상생활에서는 ‘자신이 실제로 해 보거나 겪어 봄. 또는 거기서 얻은 지식이나 기능’의 뜻으로 쓰이나, 철학의 인식론에서 사용하는 경험은 ‘객관적 대상에 대한 감각이나 지각 작용에 의하여 깨닫게 되는 내용의 의미’로 쓰인다. 그에 반해 ‘선험(先驗)’은 경험에 앞서 선천적으로 가능한 인식 능력이다. ‘ㅏ’라는 발음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모든 사람의 ‘ㅏ’ 발음을 했다고 받아들인다. 마찬가지로 사물들은 조금씩 다지만 하나의 ‘상(像)’으로 우리는 인식한다.


개념의 내포를 응용해 개념을 분석하면 좋다. 또한 하나의 단어를 이루는 의미적인 구성 요소인 의미 자질을 +/-와 같은 이항대립적 표시로 개념을 이해하면 좋을 때가 많다. 개념의 하위 개념은 상위 개념의 내포를 반드시 포함한다. 분류된 하위 개념들 사이에는 공통된 내포와 서로 다른 내포들이 있는데, 이들을 파악하는 것을 비교‧대조라 한다. ‘구성하는’, ‘중’이라는 말을 사용한 어구는 계층 구조로 개념들을 파악하며 읽으면 좋다. 개념의 내포 분석은 여러 국어 능력이 없다면 하기 어렵다. 결국 개념의 분류와 그 하위 개념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하는 국어 능력은 여러 국어 능력이 합쳐진 결과라 할 수 있다.


구조 분석은 중요한 국어 능력 중에 하나이므로, 구조라는 말이 보이면 습관적으로 구성 요소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 구조 분석은 분류와 달리 구성 요소들 사이의 관계 파악이 중요하다. 어휘를 만들 때 접사를 붙여 파생하는 파생법을 알아두면 개념 이해에 도움이 된다. 예컨대 ‘반-’은 ‘반(反, anti-, [예] 반-비례, 반-독재)’ 또는 ‘반(半, half, [예] 반-자동, 반-죽음)’의 의미를 덧붙이는 접사이다. ‘A가 아니라 B’라는 문장 구조에서 등위 관계에 있는 A와 B가 차이 또는 반대의 의미임을 알고 읽으면 좋다. 개념들이 대등, 병렬의 관계일 경우 나란히, 주종의 관계일 경우 아래위로 배치하며 계층 구조를 그린다. 어휘는 본래의 의미 외에도 여러 ‘전의적 의미’를 갖고 있는데, 이는 사전에 나타나 있지 않는 문맥적 의미와 별도의 표제어로 구별하는 동음이의와 다르다. 전의적 의미를 많이 알아 두고 어떤 의미로 문장에 쓰였는지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다만 전의적 의미 중 특정 분야의 전문 개념은 알지 못해도 괜찮다. 분류와 분석은 다른 방법으로 읽어야 한다. 만약 분석을 분류의 방법으로 읽는다면 글 속에 숨어 있는 내용을 발견할 수 없다. ‘A다. (즉) Bㄴ/는 것이다.’라는 문장들의 구조는 국어 선생님들의 친절함으로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서, B는 A를 좀더 자세히 풀어 말하는 상술 문장이다.


구성요소들이 계층을 이루는 구조를 머릿속에 도식으로 나타내며 읽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구조 분석이라는 국어 능력을 바탕으로 수학적 개념들을 이해하며 글을 읽는 능력을 알아 보는 문제가 대수능에 자주 출제된다. 글을 읽으며 그림을 그리되 수학적 개념을 구조적으로 분석해 그릴 수 있어야 한다. 구성요소인 것이 구조가 되어 구성 요소를 가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수학적 개념의 분석은 매우 추상적이고 관념적이어서 이해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어렵다고 해서 포기해서는 안 된다. 고등학교 국어 시험에는 그런 분석을 잘 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기 때문이다.


이미 알려진 정보들을 가지고 새로운 정보를 떠올릴 수 있는 능력을 추리 또는 추론이라 하는데, 일반화(추상화, 귀납)와 유추(비유)가 대표적이다. 일반화는 개별적인 것이나 특수한 것을 일반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즉 구체적 사례의 특성을 그것이 포함된 전체가 지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유추란 두 개의 사물이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는 것을 근거로 다른 속성도 유사할 것이라고 추론하는 것을 말한다. 비교되는 사물들의 상위 개념이 갖는 속성만 추론하는 일반화와 달리 유추는 다른 범주의 사물이 갖는 속성을 추론하는 데도 사용된다. 이들 사고는 개념의 상하 관계를 고려해서 이해하면 좋다. 일반화는 부분집합을 나타내는 벤다이어그램으로, 유추는 교집합을 나타내는 벤다이어그램으로 이해하면 도움이 된다.


이상으로 개념에 대한 이해는 끝났다. 철수 쌤이 개념 이해를 두 차례에 걸쳐 자세하게 설명한 것은 개념이 모든 사고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사상누각(沙上樓閣)이라는 말이 있다. 모래 위에 세운 누각이라는 뜻으로,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여 오래 견디지 못할 일이나 물건을 이르는 말이다. 만약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글 읽기가 사상누각에 빠지고 만다. 뿌리 깊은 나무와 샘이 깊은 물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가뭄에 끊기지 않는 것처럼 개념에 대한 이해는 어떤 문제가 주어져도 해결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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