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은 이 세계를 이데아계와 현상계로 나누고, 현상계는 이데아계를 본떠서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플로티노스도 플라톤과 마찬가지로 세상을 이데아계인 예지계와 감각세계인 현상계로 구분했다. 그러나 두 세계가 근본적으로 단절되어 있다고 본 플라톤과는 달리 플로티노스는 ⋯ 이 둘이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중략>
플라톤은 예술이 이데아계를 모방한 현상계를 다시 모방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하지만 아름다움이 실질적으로 정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질적이고 정신적인 미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한 플로티노스에게 예술은 모방의 모방이 아니라 정신의 아름다움과 진리를 물질화하는 것이 된다. 플로티노스에게 있어 미의 형상은 본래 정신에 있는 것이지만 예술가의 영혼에도 정신의 속성인 미의 형상이 내재해 있다. 이때 영혼 안에 있는 미의 형상을 질료에 실현시키는 것이 바로 예술이다. 그러므로 예술이란 귀납적 표상으로 형성되는 관념상을 그리는 행위가 아니라 선험적 관념상, 즉 연역적 표상을 현상계의 감각적인 것으로 유출시키는 행위인 것이다.
[이것만은 …]
*대상이나 현상의 모든 범위. ( )
*사물의 이치를 꿰뚫어 보는 지혜롭고 밝은 마음. ( )
*사물의 본질이나 본바탕. ( )
*다른 것을 본뜨거나 본받음. ( )
*그 수량에 지나지 아니한 상태이다. 그 수준을 넘지 못한 상태이다. ( )
*가치를 깎아내림. ( )
*눈 따위의 감각 기관을 통하여 인간에게 좋은 느낌을 주는 아름다움. ( )
*사물의 생긴 모양이나 상태. ( )
*어떤 사물이나 범위의 안에 들어 있음. 또는 그런 존재. ( )
*형상을 갖춤으로써 비로소 일정한 것으로 되는 재료. 물질의 생성 변화에서 여러 가지의 형상을 받아들이는 본바탕이다. ( )
*추리 및 사고방식의 하나로, 개별적인 특수한 사실이나 원리로부터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명제 및 법칙을 유도해 내는 일. ( )
*지각(知覺)에 의하여 의식에 나타나는 외계 대상의 상(像). 직관적인 것으로 개념이나 이념과 다르다. ( )
*어떤 대상에 관한 인식이나 의식 내용. ( )
*눈에 보이거나 마음에 그려지는 사물의 형체. ( )
*경험에 앞서서 인식의 주관적 형식이 인간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것. 대상에 관계되지 않고 대상에 대한 인식이 선천적으로 가능함을 밝히려는 인식론적 태도를 말한다. ( )
*어떤 명제로부터 추론 규칙에 따라 결론을 이끌어 냄. 또는 그런 과정. 일반적인 사실이나 원리를 전제로 하여 개별적인 사실이나 보다 특수한 다른 원리를 이끌어 내는 추리를 이른다. 경험을 필요로 하지 않는 순수한 사유에 의하여 이루어지며 그 전형은 삼단 논법이다.
( )
*눈, 코, 귀, 혀, 살갗을 통하여 바깥의 어떤 자극을 알아차림. ( )
*밖으로 흘러 나가거나 흘려 내보냄. ( )
세계를 이데아계와 현상계로 나누고, 현상계는 이데아계를 본떠서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 이데아계인 예지계와 감각세계인 현상계로 구분…고 본 …고 주장
<철수 쌤의 슬기로운 국어공부I>에서 사실과 의견을 절대적으로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사실이 의견일 수 있고, 의견이 사실일 수도 있다고 했던 것이다. 철수 쌤은 이를 염두에 두기 때문에 글을 읽을 때나 사람들과 대화할 때 이해를 잘 한다. 학생들은 이렇게 말할 경우 불만을 터트린다.
"어떤 경우에 사실이고, 어떤 경우에 의견인 겁니까?"
철수 쌤이야 훈련을 많이 했기에 감각적으로 그것을 구별할 수 있으나 아직 서툰 학생들이니 그런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음을 이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수 쌤이 해 줄 수 있는 말은
"너희들도 나처럼 훈련을 많이 하면 다 알게 돼."
학생들이 이 말을 믿어 주길 바라며 다음 설명을 잘 들어주길 바란다.
‘~고 생각하다’, ‘~고 주장하다’ 등의 서술어로 끝난 문장이 주관적인 의견을 말하고 있음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고 보다’라는 서술어는 대상을 평가하다의 의미로 쓰일 때가 있어 의견을 말할 때 사용되기도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외에도 의견 제시 방법은 수없이 많다. 의견을 찾는 것은 논증 분석의 시작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의견의 성질을 생각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다음을 보자.
한글은 세종이 만들지 않았다.
<철수 쌤의 슬기로운 국어공부I>에서 설명한 바에 의하면 위 문장은 거짓인 사실이다. 그런데 어느 날 한글을 세종이 만들지 않았다는 증거가 발견되었다면 위 문장은 어떻게 될까? 그것은 ‘새로운’ 사실을 ‘주장’하게 된다. 실제로 널리 인정을 받지는 못하지만 한글을 세종이 만들지 않았다는 주장이 있기는 하다. 이렇게 사실이 주장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사실 의견’이라 한다.
지문에서 ‘세계를 이데아계와 현상계로 나누고, 현상계는 이데아계를 본떠서 생겨난 것이라고’ 플라톤은 생각했단다. 플라톤은 ‘세계’에 대한 사실을 말한 것이다. 그 내용은 앞에서 공부한 구조적 분석이라는 국어 능력을 이용해 다음과 같이 이해해야 할 것이다.
플라톤이 생각하는 '세계'의 구조
또한 ‘세상을 이데아계인 예지계와 감각세계인 현상계로 구분’한 플로티노스의 의견도 ‘세상’에 관한 사실을 말한 것이다. 그 내용 또한 개념의 상하 관계를 고려해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플로티노가 생각하는 '세계'의 구조
‘두 세계가 근본적으로 단절되어 있다’, ‘둘이 연결되어 있다’는 말 또한 ‘두 세계’에 대한 사실을 말한 것이다.
그런데 똑같은 대상, 즉 세계는 하나인데 그에 대해 사람마다 다르게 분석하고 어떤 이는 단절되어 있다고 말하고, 어떤 이는 정반대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철수 쌤의 슬기로운 국어공부I>에서 배운 바에 따라 어느 하나는 참인 사실을 어느 하나는 거짓인 사실을 말한 것이 된다. 그러나 둘이 의견을 말한 것이라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참이냐 거짓이냐가 아니라 타당하다 또는 부당하다는 판단을 해야 한다.
“사실이니 의견이니 그게 뭐가 중요해요?”
이런 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구별이 글 읽기 방법의 차이를 가져온다. 즉 사실을 읽을 때와 의견을 읽을 때의 방법이 다른 것이다. 앞으로 철수 쌤은 그 차이를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플로티노스도 플라톤과 마찬가지로 … 플라톤과는 달리 플로티노스는
세상 사람들의 생각이 같을 수도 있지만 모두 같을 수 있는 것 또한 아니다. 생각들 사이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기 마련인 것이다. 따라서 글들 중에는 그것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할 것들이 수없이 많다.
지문에서도 ‘플로티노스도 플라톤과 마찬가지로’라고 하면서 둘의 공통점을 비교하고, ‘플라톤과는 달리 플로티노스는’이라고 하면서 차이점을 대조하고 있다. 이럴 경우 글의 내용을 아래의 둘 중 하나로 정리하며 이해해야 할 것이다.
벤다이어그램을 활용해 공통점과 차이점을 정리해 보자.
+/-로 표시하며 이항대립적으로 비교, 대조 내용을 정리하는 훈련을 하자.
지문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감각’이라는 개념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감각은 눈, 코, 귀, 혀, 살갗을 통하여 바깥의 어떤 자극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사과가 둥글고 빨간 것은 시각이라는 감각을 통해, 단맛은 후각이라는 감각을 통해, 매끄러운 껍질이나 촉촉한 과육 부분은 촉각이라는 감각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사과는 감각적 대상이다.
보이지 않고 맛이나 냄새도 없으며 만져지지도 않은 공기도 감각적 대상이다. 현미경으로 공기를 볼 수 있다. 또 공기가 있으면 촛불이 타고 비이커로 촛불을 덮으면 꺼지는 실험을 한다. 현미경과 실험은 인간의 감각 기관을 대신하는 도구이며 방법이다. 따라서 감각적 대상을 우리 신체의 감각 기관으로만 국한해서 이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 폄하했다. 하지만 …을 높이 평가
의견 중에는 다음과 같은 유형도 있다.
한글은 위대한 문자이다.
우리는 대상의 좋고 나쁨을 따진다. 심지어는 똑같은 대상에 대해 정반대의 평가를 하기도 한다. 철수 쌤을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이와 같이 좋다, 즉 긍정적으로 보는 것 또는 나쁘다, 즉 부정적으로 보는 것을 ‘가치를 판단하다’라고 한다. ‘위대하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말하는 것일까, 부정적으로 말한 것일까? 그것이 도량이나 능력, 업적 따위가 뛰어나고 훌륭하다는 것이니, 위 문장은 한글에 대한 긍정적 가치를 말한 것이다.
지문에서 ‘예술’에 관해 ‘플라톤’과 ‘플로티노스’는 정반대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즉 플라톤은 예술을 ‘폄하(가치를 깎아내림)’, 즉 부정적으로 보는 데 반해, 플로티노스는 ‘높이 평가’, 즉 긍정적으로 본다. 이를 고려해 ‘이데아계를 모방한 현상계를 다시 모방하는 것’과 ‘모방의 모방이 아니라 정신의 아름다움과 진리를 물질화하는 것’의 관계를 생각해 보자. 둘을 도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플라톤과 플로티노스는 예술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단계적으로 분석했다.
이를 고려하면 ‘모방’과 ‘물질화’가 무슨 말인지는 몰라도, 플라톤은 ‘모방’을 부정적인 것으로, 플로티노스는 ‘물질화’를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이 … 예술이다. … 예술이란 …인 것
위에서 설명한 사실에 관한 주장, 가치 판단 등과 같은 의견 말고 또 다른 유형의 의견이 있다.
한글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은 앞의 두 의견과 달리, 상대방에게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고 행동으로 옮길 것을 적극적으로 말하고 있는데, 이를 정책 의견이라고 한다. 보통 ‘-아야/-어야/-라야/-여야’라는 연결 어미가 붙은 문장은 그런 의견을 나타낸다.
지문에는 그런 문장이 사용되지 않았다. 다만 ‘영혼 안에 있는 미의 형상을 질료에 실현시키는 것이 바로 예술이다.’, ‘예술이란 … 연역적 표상을 현상계의 감각적인 것으로 유출시키는 행위…이다.’ 등이 그런 문장으로, 다음과 같이 바뀔 수 있다.
예술을 정의하는 문장은 예술의 조건을 말한 것이므로 정책 의견의 형식으로 변형할 수 있다.
이렇게 바꾸고 떠올려야 할 국어 능력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자세히 설명하겠다. 다만 여기에서는 정책 의견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만 알고 넘어가길 바란다.
귀납적 표상으로 형성되는 관념상을 그리는 … 선험적 관념상, 즉 연역적 표상을 현상계의 감각적인 것으로 유출시키는
귀납은 ‘개개의 현상으로부터 보편적 원리를 도출하는 것’을, 표상은 ‘지각(知覺)에 의하여 의식에 나타나는 외계 대상의 상(像)’을, 관념(상)은 ‘어떤 대상에 관한 인식이나 의식 내용’이다. 선험적이라는 것은 ‘경험(객관적 대상에 대한 감각이나 지각 작용에 의해 깨닫게 되는 내용) 이전에 존재하는 것’을 뜻한다. 연역은 ‘보편적 원리로부터 개개의 현상을 이끌어내는 것’을 말한다. 이 개념들은 고등학생이라면 꼭 알고 있어야 할 것들이다.
그런데 귀납과 연역은 옆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결론을 도출한다.
귀납은 ‘개개의 현상으로부터 보편적 원리를 도출하는 것’을. 연역은 ‘보편적 원리로부터 개개의 현상을 이끌어내는 것’을 말한다.
한편 ‘귀납적 표상으로 형성되는 관념상을 그린다’는 것과 ‘연역적 표상을 현상계의 감각적인 것으로 유출시키는 행위’는 ‘A가 아니라 B’라는 문장 구조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그 둘은 반대되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둘의 관계를 도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귀납과 연역을 다르게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에 대해서는 추후 자세히 설명하겠다.)
‘A가 아니라 B’라는 문장 구조는 두 대상을 반대되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플라톤은 예술이 … 플로티노스에게 예술은
지문에는 미 또는 예술에 대한 다른 관점들을 소개하고 있다. 플라톤은 ‘예술이 이데아계를 모방한 현상계를 다시 모방하는’ 것이라 했으며, 플로티노스에게 예술은 ‘영혼 안에 있는 미의 형상을 질료에 실현시키는 것’이다. 아래에 있는 ‘밀로의 비너스’는 이데아계에 존재하는 비너스 여신의 모습을, 키가 머리 길이의 8배를 이루는 황금비율로 형상화한 조각상이다.
밀로의 비너스와 그에 대한 수학적 분석
그럼 두 사람은 이에 대해 무엇이라 말할까? 플라톤은 이데아계와 현상계는 단절되었기 때문에 이데아계의 여신을 비너스 석상과 동일시할 수 없다고 보고, 비너스 석상은 이데아계에 존재하는 비너스를 모방한 현상계를 다시 모방한 것으로 인식했을 것이다. 한편 플로티노스는 돌을 질료로 하여 예술가가 자신의 영혼에 내재된 미를 비너스 석상으로 형상화한 것으로 인식했을 것이다.
이와 같이 글을 읽으며 이해한 추상적, 관념적 내용을 구체적 사례에 적용해보는 것은 지문 분석 능력 신장에 많은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