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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k Jul 27. 2018

출근 길

핸드폰 밧데리가 다 달아가는 관계로 오늘은 출근길 초입부터 자연스레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버스와 창밖엔 여러가지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부키처럼 얼굴이 허옇게 떠서 머리는 산발이 되어가지고 아무렇지 않은듯 지나가는 여자 
노랑머리 교복 고딩들
빈자리 많은데 여자 옆자리에 앉는 변태같은 어떤 남학생
그중에 가장 잊고 싶은 기억은 
뜬금없이 풀썩 내 옆에 앉은 (어쩌면 나보다 어릴지도 모를) 아자씨인데
어제 얼마나 술을 쳐드셨는지 옆에서 형언할 수 없는 아재 냄새를 풍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냄새나게 왜그렇게 머리를 만지고 위로 쓸어올리는지 
ㅂㅅ같은놈
때문에 몇정거장을 앞두고 먼저 일어나서 버스 문앞에 내내 서서 갔습니다.

출근길엔 여러가지 찌들어버린 얼굴 설레는 얼굴 화난얼굴 무표정 무념무상 등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핸드폰을 내려다보고 있었지만
멀리서 쳐다보는 모습은 그저 
어린시절 등교길 일상 그대로였습니다. 
그때 내가 바라봤던, 아직은 사람 냄새나는 거리들이 생각나는 것이었습니다.

핸드폰을 안쳐다보면 
상념에 빠지게됩니다.
상념은 무섭습니다. 
무언가 다른일을 꾸며보고 싶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요즘의 전 그럴 수가 없는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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