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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나 Nov 20. 2019

엄마도 사실 너와 나이가 같아

엄마 나이 일곱 살을 맞을 준비   

한 해, 한 해 아이가 커갈수록 맞닥뜨리는 나의 고민의 종류가 달라진다.

아기였을 때는 기저귀는 뭐가 좋은지, 분유는 뭘 먹여야 할지, 어떤 로션이 좋은지 같은 차원이었다면 네다섯 살 무렵이 되자 어떤 책을 읽어줘야 하는지, 영어는 언제 시작해야 하는지, 어린이집에 계속 보낼지 유치원에 보낼지 이런 것들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인 것처럼 느껴졌다.

아이를 매개로 만난 엄마들의 세계에서는 아이 나이가 비슷하면 한 그룹이 된다.

엄마 자신의 나이보다 아이 나이에 따라 관심사가 같아지고, 필요로 하는 정보가 비슷하다 보니 더 친근감을 느끼고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쯤 되면 엄마가 된 이후, 원래 내 나이는 희미해지고 아이와 함께 먹어가는 '엄마 나이'가 진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벌써 올 해도 다 지나가고, 이제 한 달 남짓 무렵 뒤면 엄마 나이 일곱 살이다.

아직 어린 둘째는 형 덕분에 나의 엄마 경험치가 쌓여서인지, 지금까지는 아주 수월하게 잘 지내고 있다.

첫째도 그렇겠지만 나도 처음 맞이하는 일곱 살은 조금 더 특별할 것 같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직전이므로 유아기로서는 마지막 해가 된다.

아직 어디로 갈지 결정하지 못했지만, 다니던 어린이집은 7세 반이 없어 졸업을 해야 하므로 새로운 기관으로 옮겨 적응도 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둘째가 태어난 덕분에 사용한 1년 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엄마는 회사로 돌아가야 한다. 이래저래 변화가 많은 일곱 살이 되겠다.


그래서 엄마 나이 일곱 살을 틈틈이 기록해보려고 한다.

아마 육아일기를 가장한 워킹맘의 애환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가능하면 아이도 나도 처음 맞는 일곱 살을 어떻게 보내는지 아이의 입장에서 자세히 남겨보고 싶다.


기록에 중점을 두고 싶은 분야는 아무래도 '교육'이다.

예전에는 관심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여섯 살 후반부터 관련 정보를 찾아보니, 집 근처에 걸어서 보낼만한 학원이 많지 않다. 예체능 위주로 한 두 곳 다니던 내가 진짜로 일곱 살이었던 때와 달리 요즘 아이들은 정말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받는다. 물론 어릴 적부터 무수히 많은 사교육에 길들여진 아이들에 대한 우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아이 교육에 관심이 너무 많지도, 그렇다고 전혀 없지도 않지만 학원까지 데려다줄 수 있는(속칭 '라이딩') 여유가 안 되는 풀타임 워킹맘인지라 아이 교육에 대해 주관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녀 교육서에서 읽은 '사교육에 가치 판단을 하지 마라. 선택적으로 활용하라'는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사교육은 무조건 해야 하는 것, 혹은 사교육은 나쁜 것'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우리 아이에게 맞는 교육내용을 선별해서 정말 도움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다른 일곱 살들은 어떤 교육을 받고 있고 어떤 로드맵을 가지고 있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정보를 수집해 볼 참이다. 실제로 우리 아이에게 적용할지 여부는 어떤 내용인지 알아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시간적 제한이 있으므로 홈스쿨(엄마표) 또는 주말을 활용한 활동으로 대체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긴 하지만.


아이의 기질과 성향을 이해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빠, 엄마와의 돈독한 관계이다.

언제라도 돌아와 쉴 수 있는 무한히 넓은 품이 되는 것이 최우선 목표이다.

아이가 나이를 먹어갈수록 나도 아이와 같은 나이가 된다.

일곱 살 엄마와 일곱 살 첫째, 2020년을 함께 잘 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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