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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지금이 익숙해질무렵 훌쩍 나이가 들어 있겠다.

쇼코의 미소, 최은영

by 고길동

https://blog.naver.com/pyowa/223788662915


정신없이 살아가다가 잠시 뒤돌아 보면, 지나온 시간이 기억나지 않는다. 얼굴도 목소리도 냄새도 기억해보고 싶지만 조각들만이 생각난다. 실제 있었던 일인지도 자신이 없다. 조각 기억만으로도 나에게 상처받았을 사람들이 보인다. 그땐 왠지 소외된다는 느낌이었다. 그들은 우월하고, 안정되어 보였다. 안정을 갖고 싶었다. 지혜와 지식은 다음 문제였다.


'쇼코의 미소'엔 싱그러움이 있다. 최은영의 첫 책이어선지 젊음이 느껴진다. 만들어 낸 생각이 없다. 최은영 작가가 오래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이 하나둘 펼쳐진다. 그래선지 최은영 작가의 여러 책 중에 '쇼코의 미소'가 가장 좋다. 최근 최은영 작가의 사진을 보았다. 거기엔 40대의 중견작가가 있었다. 근간의 책을 읽었는데 글도 은근슬쩍 나이를 먹고 있었다.


모든 것은 나이가 든다. 어색한 지금이 익숙해질무렵 훌쩍 나이가 들어 있겠다. 예전이 가끔 떠오르는 것처럼, 지금도 가끔 떠오를 것이다. 포근한 기억도 있을 것이고, 쓸쓸한 기억도 있을 것이다.



Dovey-What-It-Feels-Like-to-Be-Old.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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