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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태 Sep 17. 2021

청년 없는 청년의 날

<청년이 바꾼 오늘, 청년이 만든 내일, 그러나 청년 없는 청년의 날>

청년기본법이 만들어지고, 오늘 청년의 날 행사가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하여 전부 행사장에 참여할 수 없기에 주최 측에선 필수참여자를 제외한 전국에서 청년대표 두 분을 온라인으로 초청하여 진행하였고 저 역시 줌을 통해 참석하게 됐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상당히 어이없는 행사였습니다. 어떻게 진행됐는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대략적인 진행 과정입니다. 


 1) 9월 15일 (수) 18:42분 청년의 날 줌 참석방 만들어 짐

 2) 단톡방 생성 후 리허설 있음을 공지 

 3) 16일 14시~15시 접속리허설, 16시 전체리허설 / 17일 08시~09시 2차 리허설

 4) 본식 시작은 10시이나 9시 40분에 참석 요청


 여기까지는 이해가능한 부분입니다. 중앙정부에 행사의 전국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만큼 실수가 있으면 안 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줌 참여자 역시 단순 초청으로 안내를 받았고 행사가 진행됨에 있어서 자리를 채우고 축하를 해주는 게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허나 오늘 행사는 그 역할마저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1. 말이 안 되는 리허설 시간 


 청년행사를 진행함에 있어서 늘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청년이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달라고 말입니다. 아직도 청년행사가 진행될 때 평일 주중시간에 진행되는 경우가 있어 청년이 참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행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틀에 걸쳐서 14시~16시까지 리허설 참여 요청, 17일 당일 오전 08~09시 리허설 요청. 청년들이 이 시간에 무엇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책참여를 하고 있고 대표를 맡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시간에 맞출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학업이나 직장일등 각자의 사정이 있기 때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빼고 조정해야 합니다.  


 2. 조정한 시간은 모두 물거품으로 


 어렵사리 시간을 내어 참여를 했다면 그만한 결과가 있어야 합니다. 과정이 복잡하고 탈이 많더라도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고 참여한 보람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 사전 준비가 뭐 때문에 필요했나 싶습니다. 


 1) 줌 참여자 인사하는 장면과 서울, 부산 청년대표 인터뷰는 SBS 본방송에 나오지 않음

 2) 본방송에는 국무총리 입장부터 방송이 시작 됨

 3) 국무총리 입장 시 박수치는 장면만 나오고 이후 방송에는 전혀 나오지 않음  

 4) 사실상 이때부터는 유튜브 라이브 시청과 별 차이 없음 

 5) 다시보기에만 줌 참여자 인사장면이 나옴  


 이렇게 하면 뭐 하러 사람을 불러다가 줌으로 참여시킨지 모르겠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행사장을 빛내기 위해 자리 참석 요청은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만약 어렵사리 시간을 내어 행사장에 참석했는데 자리에 앉지 마시고 행사장 옆 대기실로 가셔서 방송으로 시청해달라고 한다면 기분이 어떨 것 같습니까. 속된 말로 이야기하면 이건 맥이는 것 밖에 되지 않습니다. 


 3. 부족한 공유와 일방적 행사


 단톡방이 만들어지고 행사가 끝날 때까지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저희에 역할이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문의에도 명확한 답변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행사 당일에는 줌 채팅방은 막혀있고 단톡방에는 답변이 없었습니다. 유튜브 라이브 진행링크, 식순은 행사 진행측이 아닌 단톡방 참여자를 통해 공유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어렵사리 시간을 내어 참여하는 청년은 군말없이 하라는대로 하면 되는 겁니까. 예전 학창시절이나 군복무 시절처럼 높은 사람이 온다고 이리저리 굴리던 때와 같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입니까. 청년의 날마저도 관료적 행태로 간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입니까. 


 4. 청년 없는 청년행사


 청년기본법이 만들어지고 청년의 날이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청년의 손으로 만든 청년기본법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허나 그 청년의 날에 대체 청년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줌으로 참여한 청년대표 50명은 행사장에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행사가 끝나는 순간에도 카메라 화면은 청년이 아니라 퇴장하는 ‘높으신 분’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청년들 힘내라. 청년들이 미래다. 청년의 손으로 만든 날이다. 이 모든 말은 전부 공허하게 느껴지고 놀리는 것 밖에 느껴지지 않습니다. 도대체 오늘 행사에 청년들이 주체가 된 것이 맞습니까. 청년들이 주체가 된 게 무엇입니까. 


 5. 마지막으로 


 앞으로 행사에는 이런 불상사가 없기를 바랍니다. 청년들의 날이면 청년이 더욱 주체가 될 수 있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청년들이 어렵사리 시간을 내어 참여하는 만큼 보람을 느끼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관료적 행태와 보여주기 행사를 지양해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행사에 참여하는 인원에게 전반적 안내도 없고 미흡한 정보마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식의 진행은 개선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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