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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태 Feb 22. 2022

대구청년참여연대 가능할까?

 대구참여연대에서 활동을 시작한 지 1년이 넘어갑니다. 활동을 막 시작했을 때도, 지금도 ‘청년참여연대’에 대한 이야기가 간간히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제가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도 꾸준히 나왔던 이야기라고 합니다. 이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건 ‘청년참여연대’ 조직이 잘 안 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할 겁니다.  

   

 대구참여연대의 나이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1998년에 창립을 했으니 만 23년입니다. 곧 4월이 되면 한 살을 더 먹습니다. 사람으로 따지면 한창일 나이지만, 단체를 만들었던 청년들은 어느덧 은퇴를 고민하는 나이가 되었고 이삼십대 회원들은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입니다. 어느덧 고령화가 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할 수 있겠습니다. 대구참여연대뿐 아니라, 대부분의 단체가 겪고 있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청년들은 현실적 어려움으로 ‘활동가’로 살아가는 걸 포기하고, 기존 활동가들은 자신의 활동을 물려줄 세대가 없으니 더욱 고착화되어 가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소통의 불화와 의견차이, 소득에 대한 불안 등으로 상황은 악순환만 되어가고 있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청년활동가와 기존 활동가들이 서로를 탓하는 상황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청년참여연대를 만들고자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겁니다. 비단 ‘청년’이라는 이름을 붙인 단체들 역시 새로운 활동가들이 없기에 위태로우니 말입니다. 어느 집단이건 기존에 형성된 멤버쉽에 개별 인원이 새롭게 참여하여 유대감을 형성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편한 사람과 더 같이 있고 싶은 건 당연한 심리지만 조직을 이끌어가는 차원에서는 맞지 않습니다. 새로운 사람들이 대폭 유입되어 그들끼리 멤버쉽을 형성하면서 원래 있던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게 정론일 겁니다. 물론 지금은 그럴 수 없으니 ‘청년’참여연대를 만드는 건 아마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러니 방법을 조금 달리하고자 합니다. 애써 ‘청년’을 붙이는 게 아니라 ‘청년’인 제가 하는 일이 청년참여연대가 되는 것으로 말입니다. 대구참여연대가 23년 동안 해왔고 또 해야 할 일을 ‘청년’이 하고 있다면 그게 청년참여연대라 생각합니다. 이전에 젊었던 활동가들과 회원 여러분들이 대구참여연대를 창립시켰듯 말입니다.


 일전에 대만에서 시대역량이라는 청년정당을 만나고 온 적 있습니다. 2030으로 구성된 청년정당이며 현재 지방의회 11석과 입법원에 3석을 가지고 있는 정당입니다. 그들은 청년이지만 스스로를 청년정당이라 부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유를 물으니 청년인 우리가 하는 이야기와 활동이 증명하기 때문에 굳이 붙이지 않으며 ‘청년’이라는 이름이 아닌 대만에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도 있기에 이름 붙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 말이 요즘 꽤나 와닿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는 편한 마음으로 원래 하던 일을 계속 하겠습니다. 나아가는 중에 저와 함께 예산을 분석하고 싶은 사람, 대구시의회에 대해 알아가고 싶은 사람, 대구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에 대해서 공부하고 제안하고 싶은 청년들이 있다면 새롭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청년정책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어도 환영입니다. 거창하게 ‘청년참여연대’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고 어쩔 때는 대구참여연대라는 이름도 붙이지 말고 말입니다. 청년참여연대는 청년참여연대가 아니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종종 편하게 제안 드리겠으니 부담 없이 이야기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종종 편하게 제안도 주시길 바랍니다. 젊은 지금 순간은 하고 싶은 것 하며 살아도 부족한 시간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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