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버(GIVER)'라는 브랜드 로스터스(Brand Roasters)를 설립하여 대표직을 맡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 (wadiz)'에서 여섯 해의 시간을 보내며, PD(Product Director)라는 직무로 크라우드 펀딩에서만 약 250억원이라는 펀딩금액을 기록하였습니다.
23년 5월에 퇴사한 뒤, 이제 3개월 차에 접어든 따끈따끈한 회사를 운영 중이에요. 브랜드 로스터스라는 특별한 형태의 회사를 운영하며, 가끔 펀딩과 브랜드와 관련된 강연도 다니고 있습니다.
제품과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브랜드 론칭에 필요한 사항들에 대한 컨설팅, 다른 브랜드나 제품을 유통해주는 일, 새롭게 브랜드를 바꿔주는 일. ‘프로덕트’와 ‘브랜드’에 관련된 모든 일들을 하고 있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컨설팅은 프로덕트 세팅부터, 브랜드 컨설팅, 펀딩. 이렇게 세가지로 나눠 진행하고 있습니다. 브랜드에 딱 맞는 제품 컨설팅부터, 기존에 있던 브랜드를 다시 브랜딩하거나 새로운 브랜드로 만들어주는 컨설팅들이 주가 되고 있죠.
펀딩 컨설팅의 경우,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서 여섯 해를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펀딩으로 제품을 론칭하고, 어떻게 펀딩을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브랜드 로스터스 기버가 직접 브랜드 론칭도 합니다. 론칭 되었거나 론칭을 앞두고 있는 브랜드는 총 4개+a라고 늘 이야기하고 있죠.
올해 11월을 목표로 앱/웹 서비스도 꼭 하나 해보고 싶은데, 사업의 기획 자체를 다시 잡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강연도 진행하신다고 하셨는데, 강연은 주로 어떤 내용으로 진행하고 계신가요?
주제는 대표적으로 크라우드펀딩, 브랜드, 그리고 창업입니다.
제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에 재직했고, 창업도 여러번 해본 경험이 있어, 위와 같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창업하시는 분들이 참 많죠. 창업이 핫한 만큼 강연의 기회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창업과 펀딩이 밀접한 관련을 이루고 있는 만큼, 여러 대학이나 창업지원기관에서 저를 불러주고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현재 일에 대해 만족하시나요?
현재 일에는 굉장히 만족합니다. 솔직히 일이 그렇게 힘들었던 적도 딱히 없었던 것 같아요. 스트레스 받고, 힘든 순간들도 분명히 있었지만 돌아보면 여전히 만족도는 100에 수렴하는 것 같습니다. 만족도가 1이라도 떨어지면, 안해버리고 마는 것 같아요.
늘 무언가를 소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보니, 어떤 부분에서 ‘소비 욕구’가 자극되는지도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제 일이 매우 만족스러운 것이죠. 아마 지금 하는 일이 재미가 없고,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바로 그만두었을 겁니다.
그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20대 초반부터 새로운 제품들을 찾아보고, 만들어내고,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것을 즐겨했습니다. 그게 창업으로 이어졌죠. 군에서 전역한 직후였던 21살 12월부터는 ‘필름케이스’라는 디자인 케이스 창업을 진행했습니다. 22살부터는 '프로젝트ㄱ'이라는 소셜벤처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이 두개의 브랜드 창업을 통해, 조금 이른 나이부터 창업 세계에 발을 들였죠. 그러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wadiz)’에 입사하여 여섯 해를 보내고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 컨설팅 회사인 브랜드 로스터스 기버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창업은 어떻게 하시게 되었나요?
단순해요. 저는 제가 갖고 싶은 것을 갖지 못하면, 굉장히 답답해하는 성격이었어요.
(지금도 그렇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갖고 싶은 것과 취향이 뚜렷했어요. 하지만 돈 없는 대학생이었죠. 그래서, ‘뭐든 만들어서 팔고, 하루 빨리 돈을 벌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한 것이 첫 창업의 이유입니다.
첫 창업 전, 소소하게 고등학생 신분으로 용돈벌이를 한적도 있습니다. 무언가가 너무 사고 싶었던 나머지, 고향이 충청북도 제천시인데 그곳에 '용두산'이라는 산이 있습니다. 그 산의 등산로에서 오이를 팔아보기도 했습니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 무언가를 갖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바꾸고 싶다는 생각. 다들 많이 하잖아요? 그것을 실제로 실천을 하는지 마는지에 대한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만 하는 것은 제 스타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창업과 도전에 늘 망설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정말 추진력이 좋으신 것 같아요. 하지만 일을 하다보면, 분명 '어 이게 아니네' 싶은 순간이 있을 것 같아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그냥 안해요. 고민 없이 바로 안해버립니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일이었다면 유하지만 분명하게 거절의사를 밝히죠. 지금은 결혼을 한 것도, 가정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제가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은 부모님 정도인 것 같아요. 지금 이 상황에서 망해봐야 얼마나 망하겠나요. 그래서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 때, 바로 멈춥니다.
실패도 하나의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마음도 잘 단련했습니다. 지금 실패하면, 다음에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죠. 강연 때, 실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더 눈빛이 초롱초롱해지기도 하고요. 저는 실패를 오히려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망’하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실’망’하는 것은 안된다!
20대 초반부터 잘 진행되던 창업,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인이 된 이유가 있을까요?
'프로젝트ㄱ'이라는 소셜벤처를 운영할 때, 펀딩을 이용하여 유통을 해보라는 제안을 받아 펀딩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황인범 프로님'이라는 저에게는 귀인같은 분이신데, 이 분이 기회를 주셨죠. 이 경험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와디즈(wadiz)'에 입사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브랜드의 시작, 상품의 처음이 되는 와디즈라는 회사에 큰 매력을 느낀 것이죠.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우리 아들은 서울에서 회사다니는 직장인이 되었으면 좋겠어.’라고 말씀하신 것도 큰 몫을 했어요. 어머니의 꿈을 대신 이룬 아들이라는 감동적인 스토리로 강연에서 자주 씁니다. (웃음)
평소에 물건을 사고 파는 것과 상품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일을 좋아했죠. 이 성격적 특성이 MD직무에 대한 관심을 열어주었어요. 제품을 너무 좋아하다보니, 제품을 선택하고 유통해주는 직업까지 갖게 되었네요.
회사를 다니다가 또 다시 창업을 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와디즈에서의 시간 중, 3년이라는 시간을 팀장으로 보냈어요. 팀을 이끌면서 “내가 조직관리에도 큰 희열을 느끼는구나. 꽤 재능이 있는 것 같기도?” 하며 내 회사를 차려보고 싶다는 욕구의 정점을 찍게 되었죠. 저만의 시스템을 만들고 싶기도 했고요.
또한, 든든한 뒷배인 회사를 스스로 떼고 컨설팅을 하고 싶기도 했어요.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제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거든요. 창업을 이미 많이 경험해봤고, 창업자들을 이미 많이 만나봤던 사람이다보니 ‘내 회사의 시작’이 그리 어렵진 않았죠.
직장을 선택하는 조건 (직무, 개인의 성장가능성, 같이 일하는 사람, 급여)
저는 직무, 성장가능성, 같이 일하는 사람, 급여. 모두 1순위라고 생각합니다. 직무를 사랑하지 않으면 급여도 좋을 수가 없고, 같이 일하는 사람이 별로라면 개인이 성장할 수 없다고 생각하죠. 모든 것은 연결되어있어, 순위를 매기는 일 자체가 저에겐 크게 의미없다고 여겨지네요.
그래도 굳이 순서를 나열해보자면, ‘급여’와 ‘성장가능성’이 1순위, 그 다음이 ‘같이 일하는 사람’, ‘직무’ 순서인 것 같습니다. 개인이 '내가 일한만큼 벌었다!' 라고 할 정도로 버는 것이 결국엔 가장 중요하니까요.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을 의미할까요?
내 성장에 도움이 되고, 배울 점이 있는 사람입니다. 예를들어, 이전 직장 팀원은 카피를 정말 잘 썼어요. 늘 배우고 싶었고, 그 사람의 SNS를 지켜보는 일도 굉장히 흥미로웠죠. 흥미를 넘어, 자극을 받아 스스로 공부까지 했었습니다.
저를 1년 정도 데리고 있던 팀장님은 약속 시간을 정말 잘 지켜요. 클라이언트를 어떻게 대하는지, 미팅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 알려주신 분이기도 하죠. 이런 배울 점들이 저를 자극하고,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게끔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이란 무엇일까요?
와디즈(wadiz)의 PD직군 슬로건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슬로건이에요. 좋아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찾는 것. 그것이 일 그 자체였죠.
좋아하는 일이란, 한 사람의 정체성과 가치, 취향을 모두 담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저는 일이 일로 보이지 않아요. 가끔 힘들 때도 분명 있지만, 일이 즐겁다보니 일과 취미의 경계가 모호하죠.
물론 저도 때론 ‘오늘은 누워만 있어야겠다.’라고 생각도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 누워있다 일어나면 ‘일’이 좋아요. 일에 있어서는 그 일의 과정과 결과를 모두 사랑하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면, 좋은 감정과 뿌듯한 감정이 동시에 올라오죠.
진심으로 일했기에, 좋은 성과도 내보고 지금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잘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수많은 ‘일’들이 제 곁을 지나가겠죠. 저는 그 수많은 ‘일’ 중, 마음을 사로 잡는 즐거움이 보이는 일이라면 또 잡을 거예요.
최종목표가 무엇인가요?
이야기를 듣다보니까, 창성님에게는 이걸 꼭 물어보고 싶어졌어요. 창성님의 최종목표가 있나요?
최종 목표라고 이야기하기엔 아직 너무 어려요. 근거리의 목표는 많~이 세워뒀죠. 저의 가장 가까운 목표는 내년 6월 즈음에는 꼭! ‘지하주차장’이 있는 제 집을 사는 거예요. 그리고 내년 하반기엔 제가 팔았던 바이크를 되찾아오는 것이 목표죠. 지하주차장이 없어 관리가 불가능한 수준이라, 아끼던 바이크를 팔아버렸거든요. 거창한 목표도, 쉬운 목표도 아니라 제 가까운 목표가 좋아요.
조금 멀리 있는 목표로는 남들이 이야기하는 ‘좋은 브랜드’, ‘유명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것이에요. 그리고 더욱 키워내서, 다른 주인을 찾아주는 일을 해보고 싶어요. 엑시트(Exit)하고 싶다면 브랜드에 대한 진심이 어긋나는 것 같아 말을 돌렸어요. 수많은 브랜드를 컨설팅해보고, 수많은 제품을 팔아봤지만요. 여전히 카테고리 킬러가 될 수 있는 ‘내 브랜드’를 만들어본 적은 없어요. 꼭 경험해보고 싶은 목표죠. 아직은 꿈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