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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순 Oct 25. 2023

논문, 이름만 들어도 지끈거리는

Chapter 2. 메디컬라이터(MW)의 기본, 논문을 알아보자

챕터 1에서 우리는 메디컬라이터(Medical Writer, 이하 MW)라는 생소한 직업에 대해 알아보았다. 의약학 광고를 만들거나 임상시험 계획부터 결과까지 작성하는 일을 하는 사람. 

이제부터 시작될 이야기는 MW의 업무인 ‘논문’을 알아보는 것이다. 



MW가 되고 싶은 사람 혹은 입문자들을 위해 업무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제시도 하겠지만, 우리는 여기서 주로 '논문 읽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자 뒤로 가기를 누르려고 하는 그 손가락을 잠시 멈추시라.


논문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지식들을 알려준다. 하지만 참 오르기 힘든 나무이다.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어렵다. 보기 싫다!




자,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는 논문에게 너무 겁을 먹은 것이 아닐까? 논문을 너무 특별한 존재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논문은 글이다, 책이다.


예전에 우리는 어른들에게 책을 읽으라는 소리를 참 많이 들어왔다. 왜일까?


책은 활자로 되어 있어 주체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다. 나의 생각을 기다려주지 않는 영상보다 글은 나에게 생각할 시간을 준다. 문해력을, 비판적인 관점으로 사고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준다. 이는 하라는 대로 이끌리는 삶이 아닌, 능동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그리고 모든 정보는 ‘글’에서 시작한다. 영화, 드라마, 취업, 일상생활, 하물며 유튜브까지도 제목과 내용을 작성하고 화면에 자막을 입히기 위해선 활자가 필수로 들어간다. 

고로, 글이 가득한 책은 모든 생활 가운데 가장 총체적인 지식 집합체라 불리며 책을 잘 읽고 많이 읽을수록 윤택한 지성인으로서의 삶을 누린다고 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논문 또한 마찬가지다. 논문도 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논문은 다듬어지지 않은 원재료 같은 느낌이다. 영화의 드라마의 재료는 책, 책의 원재료는 논문. 이런 느낌이다. 조리된 돈까스는 먹기만 하면 되지만, 빵가루와 돼지고기는 요리를 해야하는 노력을 해야하니 귀찮고 어려울 수밖에.


코로나 간이키트 (휴마시스) 광고


유튜브에 지나가는 광고나 지하철과 빌딩에 전시된 의약학 광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코로나 때 사용하던 간이검사 키트 광고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의약품, 의료기기 등 인간의 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되어 있는 재화들은 ‘연구’를 통해 ‘논문’이 탄생한다. 


이 논문들은 한데 모여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그것들이 가리키고 있던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이 된다. 우리가 알고 있던 지식들은 하나의 모래알이 모여 모래사장을 이루듯 만들어졌다.



너도..? ㄴr도...

무에서 유를 만들어야 하는 그 과정이 꽤나 골이 아프고 힘든 과정을 거치는 건 사실이다. 오죽하면 대학원생밈이 따로 있을 정도..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낸 결과, 즉 논문을 통해 새로운 재화 (광고, 보고서 등)를 탄생시키는 작업은 MW의 업무이다. 따라서 논문을 이해하고 사고하는 힘은 MW의 가장 큰 덕목이다.




MW의 분야에 따라 논문을 통해 하는 일을 살펴보자. 

(예시의 논문과 작업물의 내용은 작가의 업무와 관련이 없으며 대중에 공개된 아무 내용을 가져온 것이니 그림으로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래와 같이 논문이 있으면, 1번 그림처럼 시각화 자료를 이용한 디자인을 하면 커뮤니케이션 MW의 작업물이 되고, 2번 그림처럼 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하면 임상시험 MW의 작업물이 된다.


원문 논문 결과표 예시


커뮤니케이션 MW 작업물  - 1번그림


임상시험 MW 작업물  - 2번그림



모든 MW 작업의 시초인 논문은 어디서 볼 수 있을까?



1. 학교도서관

학생이라면 학교 도서관을 사용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과제를 위해, 혹은 논문을 찾아볼 일이 있어서 학내 도서관 사이트를 들어가면 학교에서 제휴한 저널(논문이 게재된 학술지)이 있다. 내 계정으로 로그인 한뒤 도서관 홈페이지에 제휴된 저널 링크를 클릭하여 들어갈 수 있다. 

단점으론, 학교에서 내 분야의 저널지나 저널 플랫폼이 없다면,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한다ㅠㅠ



2. PubMed

보건의료 관련 전세계 논문을 연결시켜주는 검색엔진이다. 의약학 논문판 구글이라 봐도 된다. 내가 검색하고픈 키워드만 입력해도 되고, 정확한 논문 이름이나 저자명을 입력해도 찾을 수 있다. 검색을 하면 연도별, 학술지 분야별, 연구방법별 등으로 세부검색도 가능하다. 

물론, 여기서도 유료 논문이 있고, 건 별로 돈을 지불해야만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학생이라면 학교 도서관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제휴된 저널은 무료로 볼 수 있다. 배경지식을 위해 무료 논문만 찾는다면 ‘Free full text’ 항목에 체크하여 검색할수 있다.


Free full text - 무료논문


3. Google Scholar (구글 스칼라)

구글의 논문 검색엔진이다. 일반 구글 검색창처럼 생겼는데 검색결과는 논문만 나오게 되어있다. 마찬가지로 고급검색을 통해 연도 지정, 핵심 키워드나 불필요한 키워드 저장하여 검색이 가능하다. 



한가지 팁이 있다면 크롬 앱에서 ‘구글 학술검색 버튼’을 다운받아 하라는 대로 설치하면 크롬 주소표시줄 오른쪽에 구글스칼라 단추가 생긴 것을 볼 수 있다. 구글에 평소처럼 검색하고픈 키워드를 검색하고, 해당 단추를 누르면 키워드 관련 논문이 나온다. 당연히 논문명이나 저자 이름을 검색해도 동일하게 논문과 관련된 결과물을 보여준다.




구글스칼라에서 큰 따옴표와 ‘인용’이라고 써 있는 건 ‘서지정보’로 흔히 말하는 참고문헌에 해당하는 정보를 준다. 양식은 각 학술지 혹은 학교에서 만들어 놓은 양식에 따라 다르게 표기한다. 

큰따옴표- '인용' 버튼을 누르면 이렇게 팝업이 뜬다


서지정보 (인용) 중 MLA, APA, ISO 690은 가장 많이 쓰는 양식 3개를 보여주는 것이고, 학술지나 학교마다 원하는 양식이 다를수 있다. 그럴땐 하단의 내가 쓰는 참고문헌 프로그램에 맞는 파일 형식으로 다운받아서 사용하면 된다.


여기서 무슨 말인가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양식? APA? 참고문헌 프로그램? 


쉽게 말하자면, 워드 프로세스에 궁서체 쓸 것인지, 한글 2023에 바탕체 쓸 것인지 이런 것들을 설정하는 도구라고 보면 된다. MLA, APA, ISO690은 폰트라고 보면 된다. APA는 바탕체처럼 의약학 분야에서 자주 사용되는 양식이다. 또 워드프로세스인지 한글 2023인지 고르듯, 참고문헌 프로그램 (BibTeX, EndNote, RefMan, RefWorks)을 고르면 된다.  


고로, 엄청 어렵고 난해한 의미나 프로그램이 아니니 두려워 마시길, 참고로 언급한 참고문헌 프로그램은 본 챕터 뒤에서 다룰 예정이다.




4. 한글 학술정보

위의 방법들은 주로 해외 저널을 찾을 때 사용하는 것들이다. 영어 논문을 주로 보는 MW 업무 특성 상, 위의 사이트들을 계속 사용할 것이다. 

그럼에도 가끔씩 한국논문을 확인할 일이 있지 않은가. 


학술논문은 RISS, KISS, DBpia가 있다. 당연히 학교도서관 저널 검색과 구글스칼라로도 한국어 논문을 찾아볼 수 있다.


RISS는 졸업논문으로 알려진 전국 ‘학위논문’을 검색해 볼 수 있는 곳이다. KISS는 KCI(한국학술지인용색인) 원문을 찾아볼 수 있는 곳으로 SCI(저명한 학술지 인용지수)의 한국 버전이라고 보면된다. DBpia도 KISS와 RISS처럼 학위논문 검색도 가능하고 KCI 원문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생성형 AI의 인기가 논문에도 도입되었다. 연구주제를 찾기 힘들거나 나의 질문에 논문으로 대답해주는 사이트다. 


나의 최애 사이트는 [Consensus]라는 곳인데 직관적인 구성이 마음에 들어서다. 검색창에 연구 질문을 남기면 이와 관련된 논문들을 뽑아준다.


Can mindfulness improve sleep? (마음챙김은 수면을 잘 취할 수 있게 하는가?)와 관련된 논문결과가 나온다

주제 찾기 어렵거나 논문 검색이 힘들다면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여기까지 논문의 개념과 어디서 찾아볼 수 있는지 확인했다. 다음 글에서는 MW가 자주보는 논문들은 어떤 구성으로 내용들을 담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저자 소개

에이전시 메디컬라이터로 제약산업 마케팅의 메디컬 콘텐츠 생산자이자 메디컬 커뮤니케이터로 일하고 있다. 지방 4년제 간호학과를 꼴찌를 겨우 면하여 졸업한 뒤, 임상 1년을 쌓았다. 그 뒤로 코이카 해외봉사 1.8년, 환경역학 보건연구간호사 1년, 국제보건 사업관리자 10개월, 보건소 역학조사관 6개월, 발암물질 간행물 집필 연구원 6개월을 거쳐 지금의 회사로 왔다. 더불어 온라인 석사과정(영국) 1년과 국내 일반대학원 석박통합과정생 2년(ing)으로 박사학위를 위해 달려나가고 있다. 




편집자 소개

지방4년제 간호학과를 막 졸업하고, 지방 종합병원의 VIP병동에서 8개월간 근무를 했다. 

입사 6개월차가 되던 때에 취미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나 시작했다. '나는 직장생활이 불행한데, 다들 그런가'라는 순수한 궁금증에서 비롯된 인터뷰 프로젝트였다. 간호사가 아닌 다른 직종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일에 만족하는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사는지 인터뷰를 하고 다녔다. 그러던 중, 운이 좋게 저자와 만나 '편집자'라는 거창한 칭호까지 받으며 본 매거진 집필에 참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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