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강제 연차 후기.
2019년 1월, 정신 차려보니 2월 안으로 써야 하는 연차가 13개나 남아있었다.
작년 팀에선 디자이너가 혼자이다 보니 대체할 사람도 없었고, 회사에서는 딱히 쉬지 말라고 강요 하시진 않았는데 이슈가 터지니 나 스스로 못 쉬겠더라. 회사가 언론사라 이슈에 중심에 있다 보니, 아니 종전 선언한다 뭐다 작년엔 얘기도 많아서........... 음 아니 그냥 눈치 보여서 못씀.
여하튼 그래서 4일 정도 인사팀 메일과 함께 반 타의적인(?) 강제휴가를 내버렸는데..
계획도 없다 보니 남들 즐겁다는 거 이것저것 따라 해 보면 쉬어질까 싶어서 따라 해 봤다.
집에서 뒹굴기보단 왠지 의미 있게 쉬어야 할 것 같았다.
그래 나도 보드를 타보겠어! 남들 다 타는데! 이참에 배워보지 뭐 까짓 껏!!
-> 몸살남. 늙어서 아직까지 삭신이 쑤심. 진짜 얻어맞은 것 같은 고통 속에서 일어남...
'오늘의 집'과 '인스타그램'을 엄청 서치 해서 이케아로 쳐들어가 20만 원어치 조립품들을 사옴.
이불을 바꾸고, 화장대 아래 둘 수납장도 조립하고, 흔들의자도 조립해서 만듦.
뿌듯하긴 한데... 재밌긴 했는데.. 왜 힘들지../지침
너무너무 예쁘게 꾸며놓은 카페를 가서
스카이캐슬에 나온!!! '아인슈페너'와 티라미스까지 먹었으나...
그 좋은 공간에 가서 느낀 생각은 별거 없었음.
1. 어떻게 찍어야 인스타에 올렸을 때 예쁠까~
2. 역시 난 안돼 사진을 배워야겠어...->스트레스
(사진 속 내 모습이 많은 걸 표현한다고 생각... 추워서 주머니 손 넣기 + 포토 스폿이라 했으니 포즈를 취하긴 취해준다 st)
(그녀의 눈엔 어떤 즐거움도 보이지 않았다. 결정 장애인 그녀는 만화책 고르는 것만 40분이 걸렸다.)
키우는 사람들은 아는 댕댕이랑 셀카 찍기 어려운 이유
1. 갑자기 얼굴을 급습하거나(우리 집 개는 겁나 뽀뽀 쟁이임)
2. 카메라를 안 본다
3. 갑자기 드러눕고 앙탈 부리거나
4. 스멀스멀 눈이 감겨오다가 (눈떠! 눈뜨라고! 잘 나오고 있다고!!!! 웃고 있지만 표정관리 중)
5. 자버림 (거의 멱살 잡고 셀카 찍는 격)
결국 그냥 하던 대로 좋아하는 음식 먹고,
집에서 뒹굴뒹굴 행복한 이불 말이 놀이도 하면서 지냄.
(하지만 온전히 풀어지지 않는, 해야 할 일을 미룬 스트레스랄까.......... 이건 어떻게 푸는 거지......)
뭐든 경험해서 넓게 봐야
나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생각해 이것저것 시도했으나,
아직 나에게 꼭 맞는 '쉼'의 방법을 찾는 데는
더 많은 도전과 더 많은 피곤함을 겪어야 할 것 같다.
모두들 진짜 쉬고 있나요?
'프린세스메이커' 게임에서 바캉스 버튼 누른 것처럼 스트레스가 막, 리셋되고 그래요? 신기하네..
2019년 2월, '작작' <쉼>
"작작" : 월간. 정기. 강제. 산출. 프로젝트
be the clouds의 구성운이 매달 하나의 주제를 각지고 개인 작업물을 반드시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달 주제는 쉼인데 나는 또 못 쉬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