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뚫는 창과 뭐든지 막는 방패를 팝니다
- 양윤미
공모전 원고 들어온 것 좀 볼게요
어머, 명함을 붙여두셨네
이 사람들 다 탈락시켜요
표지 외에는 이름 적지 말라고 했는데
규칙 위반이잖아
본인들 이름을 알면 평가가 달라지나?
우린 순수하게 글만 볼 거잖아요
안 그래요?
참, 계간지 편집할 때
작가 소개에 학력은 빼기로 해요
학벌로 힘주는 거 폐단이예요
글만 보자구요 혁신적으로
실력과 간판은 달라요
시대에 맞게 세련되게
어디로 등단했는지 그거 하나만 적는 걸로 해요
중요한 명함이니까
-『사는 게 만약 뜨거운 연주라면』, 학이사, 2023.
감상 -
쿡쿡,,,,,,
시를 읽다가 웃었다.
이 시집에는 읽기만 해도 골이 띵한 해설이 없어 나는 그것도 마음에 들었다. 물론 웬만해선 읽지도 않지만….
페이소스가 뛰어나다.
세상 부당함과 모순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을 한다는 건 타협하지 않겠다는거고, 언제든지 시어를 날카롭게 벼루어 베겠다는 말이니.
시인 양윤미가 미덥지 않겠나?
(박수자 시인,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