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옷의 웃음
- 양윤미
돌을 쪼고 다듬어 굴러먹는 석공에게
작은 돌멩이 하나가 굴러온다
빤히 보드라운 돌멩이가 웃는다
굴러 헤멘 주제에
멈추지 않는 일에 지친 작은 돌멩이 하나가
구부정한 석공 앞에 멈췄다
기댈만한 등이었다
빤히 굽은 걸 보니
서로에게 기울어져 기울인
동그랗게 깎인 시옷에서
웃음이 굴러떨어진다
외로운 돌멩이들의 소리가 들린다
-『오늘이라는 계절』, 새새벽, 2022.
- 계간지『시마』2021 겨울, 제 10호 수록
감상 -
시옷은 사람 인人과 꽤 닮았다.
한 사람과 한 사람이 만나서 서로 기대고 있는 모양이 '시옷'이요, '사람 인'이다.
돌멩이들을 다듬어 먹고 사는, 굴러 먹던 석공과 돌멩이가 만나서 의지하며,
사랑하며,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이 연상된다.
그런데, 왜 석공과 돌멩이로 비유했을까?
(영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