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요일 1주년
2024년 5월부터 만나온 분들과 시요일 일주년을 맞이했다.
작년 오월에 느낀 어색함들은 다 사라진 것 같다.
시를 읽고 나누는 이야기들은 일상의 가벼운 대화와는 밀도가 다르다.
시 몇 편과 함께 자기 삶의 어떤 순간을 단편적으로만 나누었다 할지라도,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깊은 내면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정신적으로 교감하는 일만큼 내적으로 친밀해질 수 있는 일이 어디있을까.
이러한 지적 탐구와 정서적 나눔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한 번 깊이있는 대화를 나눠본 사람은 꾸준히 ‘진짜 대화’를 추구하게 된다.
그 대화는 내 눈앞에 있는 사람들과의 대화인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마주하기 힘들었던 나 스스로와의 대화일 때가 훨씬 더 많다.
때로는 철학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 어려운 시를 파헤치느라 힘겹기도 했을 시간들을 함께해온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쌀국수 맛집에서 소고기쌀국수, 반쎄우, 짜조 등으로 배를 채운 뒤,
삿포로 여행을 다녀오신 분께서 나눠주신 보름달같이 환한 밀크쿠키도 먹었다.
오늘은 차 한잔을 나누며 시처럼 한 자 한 자 쓰여지고 있는 삶이야기들을 나눴다.
우리네 삶이 서로 많이 다른 듯 보여도, 사실은 참 많이 닮아있음을 느낀다.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어가면서 우리가 스스로에게 진정 물어봐야 할 것은 ”나 자신은 지금 이 순간 어떤 사람이며, 조금씩 어떠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라는 질문뿐인 듯하다.
지금의 나에게 자부심, 뿌듯함, 대견함을 느낄수 있다면 나는 그것을 성공한 삶이라고 부르고 싶다.
우린 다같이 서로에게 너무너무 수고많았다고,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다정한 위로를 나눴다.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쏟아지던 빗소리가 퍽 듣기 좋았던 건, 그 날도 참 행복한 모임이었다는 뚯이었겠다.
그러니까 매일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자.
그동안 참 수고했다고… 정말 잘 살아왔다고.
오늘도 오늘을 최선으로 열심히 살아갈 거라고.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