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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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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Aug 16. 2024

할머니 짜증나요

어떤 고등학생이 부모님이 맞벌이라 어릴 때 할머니가 키웠는데, 현재 그 할머니가 챙겨주는 것이 귀찮고 짜증난다면서 어떻게 하면 좋은지 질문하여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고등학교 2학년인데, 챙겨주는 할머니가 귀찮다고 하였습니다. 문제는 할머니가 맞벌이하는 부모님 대신 어릴 때부터 질문자를 키웠는데, 고등학생이 된 현재는 그런 할머니가 싫고 짜증난다고 하였습니다. 

질문자의 글을 보니, 저는 질문자가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는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질문자는 계속 챙겨주시는 할머니를 이해하지만, 사소한 일까지 챙겨주시는 할머니가 귀찮고 싫어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여도 할머니는 섭섭하게 생각하면서 계속 챙겨주신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사춘기인 질문자도 이해되고, 손자를 돌보고 싶은 할머니도 이해가 됩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여야 할 나이이기 때문에 남이 챙겨주는 것을 간섭이라고 생각하여 싫어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하지만 나이 든 할머니는 사춘기에 접어든 손자나 손녀를 이해하지 못하여, 공부하는 것이 예쁘게 보이고 어린아이같이 보여 계속 도와주고 참견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가능성이 많을 것입니다. 


따라서 질문자 생각과 같이 이제는 할머니가 질문자에게 조금 거리를 두고 도와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질문자가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것만 도와주고 나머지는 모른채 하면 질문자 입장에서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할머니 입장에서는 무척 어려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이가 들면 어린아이와 같이 작은 일에도 비치고 서운하게 생각하기 쉽고, 또 젊을 때와 달리 조금만 움직여도 몸이 아프고 피곤하며, 피로의 회복도 느립니다. 특히 어릴 때부터 손자와 손녀를 돌본 할머니는 그 손자 손녀에 대한 애착이 아주 큽니다. 그래서 자신의 손으로 키운 손자 손녀가 싫은 소리를 하면 마음의 상처를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문제의 해결 방향은 할머니의 도움이 필요 없을 경우에는 할머니가 더 이상 질문자의 집으로 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 할머니의 도움이 여전히 필요하다면 할머니가 질문자가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는 돕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해결 방법은 질문자가 부모님과 상의하여 문제를 해결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친할머니이면 아버지와 상의하고, 외할머니이면 어머니와 상의하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할머니가 마음 상하지 않으시게 사춘기에 접어든 손자 손녀의 마음을 이해시켜드려 할머니가 오해하지 않으시도록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질문자도 나이가 든 사람도 어린아이와 같이 마음의 상처를 잘 받는다는 것을 이해하고, 할머니에게 따뜻한 말과 행동으로 질문자가 할머니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수시로 보여주길 바랍니다. 그렇게 하면 할머니도 질문자 집에 오시든지 오시지 않든지 간에 오해하지 않고 섭섭하게도 생각하지 않을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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