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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레온 May 04. 2023

[설레는 시 필사] 23. 사랑의 전문가, 진은영

사랑의 전문가


나는 엉망이야 그렇지만 너는 사랑의 마법을 사랑했지. 나는 돌멩이의 일종이었는데 네가 건드리자 가장 연한 싹이 돋아났어. 너는 마법을 부리길 좋아해. 나는 식물의 일종이었는데 네가 부러뜨리자 새빨간 피가 땅 위로 하염없이 흘러갔어. 너의 마법을 확신한다. 나는 바다의 일종. 네가 흰 발가락을 담그자 기름처럼 타올랐어. 너는 사랑의 마법사, 그 방면의 전문가. 나는 기름의 일종이었는데, 오 나의 불타오를 준비. 너는 나를 사랑했었다. 폐유로 가득 찬 유조선이 부서지며 침몰할 때, 나는 슬픔과 망각을 섞지 못한다. 푸른 물과 기름처럼. 물 위를 떠돌며 영원히





* 해리 포터가 생각나는 시다. 돌멩이에 싹이 나고, 식물에 피가 나게 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이다. 어떤 사람을, 어떤 일이더라도 이런 기적을 일으킬만큼 사랑한 적 있을까?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만큼 사랑받은 적 있을까? 사랑의 전문가, 사랑의 마법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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