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 쓸모가 없는 존재인가 봐...'
연이은 실패로 인해 자존감이 바닥을 칠 무렵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떠난 여행 역시 내내 우울했다.
그렇게 돌아오던 비행기 안에서 나는 무심코 창밖을 바라봤다.
온통 어둠뿐인 세상은 마치 나의 마음과 같았다.
끝 모를 좌절감에 내 마음도 바닥을 칠 때쯤 비행기도 천천히 착륙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 비로소 내 눈에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둠을 밝히는 작은 불빛들.
보잘것없는 그 빛들이 모여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너무 작고 사소해, 특별해 보이지는 않지만 그저 반짝이고 있었다.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나도 빛나고 있는 건 아닐까?’
‘너무 사소해 보이지만 결국 저 불빛처럼 내 역할이 있진 않을까?’
‘그래. 난 바다를 밝히는 커다란 등대는 아닐지 몰라.
어쩌면 수많은 불빛들에 섞여 구분조차 할 수 없는 작은 존재일지도 몰라.
그러나 누군가의 어둠을 밝히는 가로등이 될 수 있진 않을까?’
작은 깨달음은 마음 속 어둠을 서서히 밀어내고 있었다.
비록 나로 인해 세상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작은 말 한마디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겠지만
누군가는 나의 말 한마디에 위로를 받을지도 모른다고.
그래. 나는 그대로 빛나는 사람이다.
그래. 나는 그 자체로 쓸모 있는 사람이다.
그래. 나는 그렇게 사소하고, 따스하게 위로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