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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당고수 N잡러 Nov 30. 2022

공무원 출신 변호사의 삶과 대학 2회 중퇴자의 실패

인생 커트라인은 60점이면 충분하다

"변호사님은 좋으시겠어요. 변호사, 변리사, 세무사에 보험설계사와 민간자격증도 만드시고요."

"변호사님은 뭐든 하시는 대로 다 잘되시고, 비결이 뭐예요?"

"변호사님처럼 살면 정말 부러울 게 없을 거 같아요."

"변호사님은 도대체 몸이 몇 개나 되시는 거예요? 이 많은 것을 어떻게 다 하시는 건가요?"


자랑이 아니라 변호사가 된 후가 가장 많이 듣고 있는 말입니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속으로 질문하는 분들에게 묻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혹시 대학을 다니다 방황해서 중퇴를 두 번이나 하고, 10년 넘게 다녀서 간신히 31살에 졸업장을 받고 싶은가요?'

'대졸자가 남동공단에서 작업복 입고 생산직 근로자와 수개월간 똑같이 근무하라면 그 회사 다니실래요?'

'중국 청도공장에서 파견된 10명의 중국인과 연립주택에 살면서 내 업무도 아닌데 관리감독을 맡기시면, 감사합니다 하고 추가 보수도 받지 못하고 열심히 하실래요?'

'변호사가 직원도 없이 전화받고, 기록 복사하고, 커피 타면서 일하는 거 보신 적 있나요?'


#인생커트라인은60점이면충분하다


책을 출간하면서 어떤 분이 알라딘에서 MD가 주목하는 도서로 선정되었다는 광고를 보고 댓글에 '낚였다'는 표현을 쓰시면서 변호사가 60점이라니 웃으시기에 정성스럽게 댓글을 남겼습니다.


"저는 10번째 직업이 변호사고, 남동공단에서 작업복 입고 근무한 첫 직장부터 지금까지 20년을 나름대로 노력하면서 달려왔습니다. 어려서 좋은 머리로 혹은 부유한 환경에서 구김살 없이 자란 덕택에 평탄한 삶을 살다가 변호사가 된 것이 아닙니다. 선생님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지금도 인생의 도전을 귀하게 생각하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출판사 대표님의 걱정을 뒤로 한 채 똑같지는 않지만 이렇게 글을 남겼습니다. 다행스럽고 댓글을 남기신 분도 사과하시면서 평점과 댓글을 수정해 주시더군요.

 


제 책에 나오는 글을 잠시 소개해 드립니다.



'이런 사람이 있다. 연립주택 지하실을 개조해서 만든 화장실도 없는 집과 고시원 등에서 살며 2점대 학점으로 대학 5년을 겨우 다니다가 결국 중퇴, 군대 전역 후 28세에 수도권 대학에 다시 입학해서 31세에 졸업, 그리고 취업을 했지만 짧으면 5개월, 길어야 2년 만에 서너 군데 직장을 전전하며 이 공부 저 공부 시도하다가 포기한 사람.


또 이런 사람이 있다. 첫 대학입시에서는 오직 점수에 맞춰서 전공에 대한 아무 관심 없이 들어간 결과, 적응하지 못해서 그만두고 꿈을 찾아 신생 학과에 다시 입학, 미국으로 교환학생까지 다녀온 후 전공을 살려 해외영업과 외국투자유치 업무를 하다가 중앙정부 6급 공무원으로 정식 채용되었고 일반 사기업과 공공기관, 지자체와 중앙정부 공무원까지 두루 경험한, 하지만 그것에 안주하지 않고 37세에 과감히 로스쿨에 입학한 사람.


위 두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한 사람이고, 바로 나다.


<인생 커트라인은 60점이면 충분하다>



성년이 된 후 20년 동안 남보다 뒤처져 있다고 자책하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늦었다고, 뒤쳐졌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결국 타인이다. 내 삶을 왜 타인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스스로 부끄러워하면서 괴롭히고 있지? 내 인생이니까 나의 속도, 나의 생각으로 평가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이런 작은 생각이 10년 뒤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뒤처져있다고 생각했던 20-30대에도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도전하고 시도했지만 마음가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곳으로 몰고만 가니 과정의 중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작은 시도 속에서 성취감을 느끼면서 빛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고, 그런 작은 도전들이 쌓여서 주춧돌이 되면서 또 용기가 생기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10년을 지내고 나니 사람들이 내 삶을 부러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도 행복함을 느끼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20대 두 번의 대학 중퇴를 겪으면서 누가 보든지 실패한 인생이었고, 출구 없이 나락으로 떨어진 상황이었지만 내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니 다른 사람들과 다른 길을 걸어왔던 성공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이게 성공의 완결도 아니고 그저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겸손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제가 계속해왔던 작은 도전이 계속되는 상황이고 그 속에서 때로는 실패하고 때로는 좋은 결과를 얻어왔기에 특별히 제 삶이 달라진 것도 없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이렇게 계속 살아가고 있을 겁니다. 이미 겨울철 사 남매를 따뜻하게 감싸줄 목도리를 뜨기 위해서 유튜브를 보면서 뜨개질에 도전했고, 내년에는 사춘기 큰딸과 헤드헌팅 사업에 도움이 될 직업상담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청소년 교육과 편입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보험 전문 변호사로 새로운 분야 개척을 위해 손해사정사 1차 시험도 치를 예정이고, 공인중개사 2차 시험도 합격하려고 준비해야 하며, 잠시 중단하고 있는 서핑도 내년 봄에는 다시 시작할 계획입니다. 틈틈이 소설 작법 책도 읽으면서 추리소설도 도전해보려 합니다.


도대체 왜 그런 시도를 하는지 이해를 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제가 좋아서 하는 것이고, 가정 경제에 일부 도움을 주어 생활을 윤택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도전하는 제 자신이 행복합니다. 인류를 위해 국민을 위해 일하는 대단한 정치가가 되고픈 마음은 없습니다. 깜냥도 아닌 것을 잘 압니다. 그렇다고 가족을 뒤로하고 봉사에 매진하거나 옳고 정의로운 일만 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지도 않습니다. 돈도 많이 벌어서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고 내 가족이 풍요로운 환경에서 살 수 있게 해 줄 겁니다.


그냥 한 번뿐인 인생을 시간을 보내면서 살고 싶지 않습니다.


  


오늘 예스24 작가 인터뷰 글이 올라가서 소개해 드립니다. 앞으로 라디오 방송도 출연할 예정인데, 제 작은 도전이 많은 분들의 인생에 변화를 주는 영향을 끼쳤으면 합니다.



하고 싶은 게 많은 N잡러 변호사의 성장기 | YES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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