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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떼 Aug 21. 2024

문이 닫히고 전철은 떠난다

욕은 하지 말자

요즘 타야 할 전철이 눈 앞에서 문이 닫히고 떠나는 상황이 몇 번 있었다. 기분 나쁘다. 일단 욕이 나온다. 1분만, 아니 십 초만 서둘렀으면 탈 수 있었는데, 자책도 한다. 다음 전철을 기다리며 생각해본다. 근데 놓친 전철을 타면 뭐가 좋지. 물론 집에 십오분 정도 일찍 간다. 일찍 가면 배고픔도 덜하고 일찍 씻고 쉴수도 있긴 하다. 그게 다이다. 대단히 좋을 일도 없다. 그런데 나는 늘 가장 빨리 출발하는 전철을 타려고 노력하고 결국 타는 것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십오분 늦는 일을 참을 수 없는 것이다.


퇴근중인 조금 전에도 눈 앞에서 전철을 놓치고 역사 벤치에 앉아 이 글을 쓴다. 차분히 생각해보면 십오분 집에 늦게 가지만 귀가 전 그만큼의 시간이 생긴 것이다. 책이나 신문을 볼 수 있고 음악을 더 들을 수도, 지금 처럼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다.


원영적 사고를 해 본다.

 “완전 러키비키잖아. 전철 놓친 덕분에 브런치에 글을 하나 써서 올리게 됐어.”


 앞선 전철을 타는 것이 제일 좋지만 놓치고 다음 전철을 기다리게 되더라도 욕은 하지 말자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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