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혁신학교에서의 경험을 돌아보며 혁신학교에 대한 나의 경험을 글로 남기고 싶어 글을 적어왔다. 졸업식 날 교사와 친구들이 함께 축하해 주었던 그 감동의 순간과 업무분담과 체험 중심의 수업을 통해 느꼈던 소통의 중요성, 교육과정 재구성에 참여하면서 배움의 주체가 되는 것의 가치를 깊이 깨달았다. 교사회의(다모임)에서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며 협력하는 과정은 나를 교사로서 설 수 있게 해 주었다.
올해도 나는 혁신학교에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할 것이다. 18년의 교직생활 중 처음 맡는 5학년이지만 걱정보다는 설렘이 앞선다. 올해는 또 어떤 새로운 주제로 어린이들과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까? 좋은 책이나 재미있는 활동은 무엇이 있을까?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살피게 된다. 어린이들의 삶과 가까운 주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매년 다가오는 새로움이 날 설레게 한다.
이런 설렘을 혁신학교에서 배웠다. 담임교사로서 동학년 선생님들과 마음을 맞춰 우리만의 교육과정을 만들어가고, 어린이들과 함께 해 나가면서 '수업'의 즐거움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래저래 할 일이 많은 곳, 그중에서도 초등학교는 특히 바쁘다. 어린이들과 무언가를 하려면 선생님의 손이 많이 간다. 안전에 민감한 요즘, 다치지 않게 사고 나지 않게 하려면 예전보다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럼에도 혁신학교에서 하는 새로운 경험들이 여전히 좋다. 그 속에서 어린이들과 어떻게 하루하루를 보내야 할지 고민하고, 그 고민은 나를 매일 성장시킨다.
나는 고민하는 법을 혁신학교에서 배웠다. 무엇이 더 어린이들에게 배움이 될지, 어떤 것이 더 교육적 일지, 학교는 무엇을 지원해주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 나갈 것이다.
초등학교는 담임교사가 교실에 상주하며 어린이들을 만나는 환경이다. 어린이들이 하교한 후에도 자기 교실에 남아 수업 연구나 다른 업무들을 이어가곤 한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이렇게 교실 속에만 있으면 고립되기 쉽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더 많은 선생님들이 교실을 나와서 이야기 나누었으면 좋겠다. 한 발자국씩 옆 반, 옆 학년, 옆 학교 선생님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고민을 나누면 좋겠다. 갈수록 함께 이야기해서 무언가를 해나가기 어렵다는 사실이 나를 아쉽게 한다. 교실 밖으로 나와 더 많이 이야기하고 만나면서 나와 다른 생각을 접하면 좋겠다.
이제 3월, 새 학기가 일주일 남았다. 많은 어린이들이 개학을 두려워하고 걱정하면서도 설레하는 것처럼, 교사들도 마찬가지이다.
교실을 청소하고 이사를 하고 안내판을 붙이며 새 학기를 맞이하는 마음은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한다.
올해는 또 어떤 일 년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그 안에서 나는 무엇을 배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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