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기다리며
오늘 내게 서성이는 슬픔은
무척 운이 좋았던 날들이
청구하는 일종의 비용일테지요
입안의 상처에
신경의 전재산을 쏟아 부으며
아린 맛을 오랫동안 머금고 있었어요
삼키지도 못하는 고름을
말 못하는 입에다 물고
숨마다 고약하게 아파한 시절
흔쾌히 웃었고
당연하게 편안했던
언젠가의 축복은
기억도 못하면서
일희일비가 등가교환이라고 믿었던
순진한 시절이 있었답니다
뱉어내는 게 기쁨이라면
비명은 끝내 행복이 될테지요
이 슬픔 한바탕 쏟아내고 나면
마음에 힘 주고 아주 크게 말할거예요
이번 슬픔은 끝났어
다음은 틀림없이 행복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