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마추어리 Feb 27. 2023

끝을 기다리며

끝을 기다리며


오늘 내게 서성이는 슬픔은

무척 운이 좋았던 날들이

청구하는 일종의 비용일테지요


입안의 상처에

신경의 전재산을 쏟아 부으며

아린 맛을 오랫동안 머금고 있었어요


삼키지도 못하는 고름을

말 못하는 입에다 물고

숨마다 고약하게 아파한 시절


흔쾌히 웃었고

당연하게 편안했던

언젠가의 축복은

기억도 못하면서


일희일비가 등가교환이라고 믿었던

순진한 시절이 있었답니다


뱉어내는 게 기쁨이라면

비명은 끝내 행복이 될테지요


이 슬픔 한바탕 쏟아내고 나면

마음에 힘 주고 아주 크게 말할거예요


이번 슬픔은 끝났어

다음은 틀림없이 행복이야

작가의 이전글 [마음들] 부크크 자가 출판을 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