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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D Dec 30. 2019

기업이 원하는 UX

기획 부서에서 UX 하는 애가 살아남는 법

폭풍우와도 같았던 2019년 조직개편이 끝났다. 늘 연말마다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지만, 올해는 그 진폭이 유독 심했다. 마치 스토브리그처럼 조직책임자로 내정된 사람들은 보다 많은 인재들을 본인의 조직에 넣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섰고, 이 과정에서 원하던 원치 않던 회사 내 지인들(대부분 UX 디자이너이다.)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평가도 듣게 됐다. 이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걔? UX자나"였다.


말하기 귀찮아서 인지, 중요하다고 생가하지 않아서 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회사 안 대부분 사람들에게 UX 디자이너의 디자이너라는 말은 꼬리표에 불과한 듯 보였다. 그리고 나를 포함해 UX 하는 애들에게 기대하는 바 또한 내가 늘 고민하고 생각하던 UX 디자인의 영역과는 거리가 있었다.


게다가 UX 디자인 실무를 담당하는 인력은 지속적으로 축소하는 모양이다. 지난 포스트에서 언급했듯이 여러 조직의 이름에서 UX라는 타이틀이 떨어져 나가고 있고, UX 신입사원은 언제 봤는지 기억도 안 난다.(이 부분이 굉장히 큰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에 대한 생각은 따로 다음에 정리해서 적어보려 한다.) 나도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B2B 관련 UX 디자인 실무를 진행하는 조직으로 이동하려고 발버둥 쳤지만 결국 실패했다.


결국 UX 하는 애들(그들의 표현을 따랐다.)을 어딘가로 보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건데, 이때 대안이 되는 것이 선행 콘셉트를 기획, 제안하는 조직이다. 나도 이번 조직개편으로 이와 유사한 업무를 하는 조직으로 배치됐다. 그리고 인터뷰 과정을 통해 이 조직들이 UX 인력들에게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엿볼 수 있었다.


최대한 돌려서 좋게 좋게 표현하려 했지만, 내가 받아들인 그들의 니즈는 명확했다.


1. 너네들 머리 말랑말랑하잖아, 좋은 아이디어 좀 많이 내줘

2. 너네들 고객 조사 그런 것도 할 줄 알지? 그거 잘해서 보고 문서에 잘 넣어줘

3. 너네들 그림 그리는 거 잘하잖아, usage scene 이런 것도 좀 그려주고, ppt 문서 예쁘게(있어 보이게) 좀 만들어줘


처음엔 반감이 많이 들었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딸린 애들이 있어서 빠르게 현실을 직시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들의 니즈가 매우 구체적이고 명확하는 것이었다. 저 니즈들을 내 나름대로 의미 있게 풀어서 제공해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아래는 현재까지 정한 내 나름의 해법들이다.


1. UX 디자인에 대한 고민과 아이디어에 집중했었는데 이제 고객의 구매와 사용 전반의 과정에 대해 고민하고 그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보자.

2. 프로토타이핑 스킬을 최대한 활용해서 고객 조사에 적극 활용하자.

3. Data visualize와 Dashboard 디자인에 사용했던 스킬들을 보고서에 활용하자.


기업이 원하는 UX는 분명 바뀌고 있다. 이 방향성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평가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부분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UX 붐은 반드시 온다고 생각하지만, 그때 살아남아 있으려면 지금을 현명하게 버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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