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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D Apr 13. 2021

Data Driven UX와 디자이너의 역할

그건 내 생각이고...


UX 디자이너가 항상 마음에 품어야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일전에 한번 관련된 글을 적었는데, 나는(그리고 어딘가 조직에 속해있는 대부분 디자이너는) 보편적이기 어려운 포지션에 있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앱과 서비스에서 사용되는 인터랙션들, 사용하는 모바일 OS의 정책, 최근에 디자인하고 있는 서비스의 종류, 심지어 평상시 관심사에 따라 나의 UX 선호는 달라진다. 이처럼 내 경험에 의한 UX의 결정은 상당히 편향되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는(그리고 아마도 많은 디자이너들이) 고객 조사를 수행해왔다. 좁게는 새로운 마이크로 인터랙션에 대한 선호도 조사부터, 서비스나 제품 전반에 대한 수용성, 숨겨진 니즈나 고객 인사이트를 뽑기 위해 다양한 방법론의 조사를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 이러한 조사를 수행하는 본질적 의미는, 내가 아닌 타인(게다가 상대적으로 다수)의 의견과 선호를 확인하고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 기획과 UX 디자인을 진행하기 위해서라고 본다.


고객 조사는 실제로 많은 디자인 결정에 지표로 활용되어 왔으며, 디자이너 개인의 결정에 비하면 훨씬 적중률 높은 결정에 이르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엄격하게 이야기하면, 고객 조사의 결과 또한 완전히 중립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고객 조사에 임하는 응답자들은 조사의 범주에 들어오는 순간 자연스러운 고객이 아닌, 조사 상황을 인지한 상태로 돈을 받고 답변을 제공하는 피고용인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솔루션이 고객 Data Tracking과 분석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 Data Driven UX라고 생각한다. 고객들은 평상시 그들이 사용하던 패턴 그대로 앱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게 되고, 이는 어떤 편견도 개입되지 않은 중립적인 영역에서 실시되는 조사이기 때문이다. (물론 고객 조사에 비해 훨씬 많은 모수를 대상으로 조사를 수행할 수 있다는 부분도 큰 강점이다.) 때문에 많은 서비스들이 A/B Test나 Funnel 분석, Cohort 분석 등을 열심히 수행한다고 본다.


그런데 이쯤에서 업계 사람들 사이에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고객 Data를 분석해서 UX 디자인 방향성을 선택하고 진행하는 것이라면, UX 디자이너는 뭘 하냐는 거다. 마치 어떤 정해진 수식에 의해 답이 나오는 것처럼 기존에 해오던 디자이너의 고민이나 철학은 개나 줘버리는 거냐 이런 이야기다. 실제로 'AI가 데이터 설계하고 분석해서 디자인 개선하면 되겠네'처럼 푸념과 비아냥 섞인 이야기가 술자리에서 간혹 나오기도 한다.


그건 Data고...


나는 이에 대해 Data는 디자이너가 사용할 새로운 무기 중 하나일 뿐 절대적 지표로 사용되선 안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어떤 A/B Test의 결과가 B의 우세로 나왔다고 가정하자. 그럼 B로 가면 되는 걸까? 이 결정 이전에 다양한 디자이너의 고민이 필요하다. 왜 B가 나왔나를 디자이너가 깊이 고민해야 다른 의사결정에 긍정성을 부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와 B를 선택한 고객의 Cohort 특정 차이는 없는지, 경험 Flow 상 부정적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 B 옵션을 좀 더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 디자이너가 고민할 것은 많다.)


Data Driven UX는 분명 좋은 방법론이다. 어쩌면 너무 좋은 방법론이어서 이런 기우 섞인 이야기가 간혹 나오는 거겠구나 싶다. 하지만 거기에 매몰되지는 말자. 아직은 디자이너가 할 일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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