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엄니로 불리던 국민엄마 김수미 씨가 75세로 별세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었다. 그것도 고혈당 쇼크였다는 사실이 내게는 더 크게 다가왔다. 왜냐하면 내 엄마도 당뇨병을 앓고 계신데 혈당이 보통 4-5백은 기본으로 나온다. 제일 높게 나온 때가 7백까지 올라갔던 적도 있었다. 여든 후반의 나이에도 아직 정정하시기는 하지만 가끔씩 찾아오는 저혈당 증세로 기운 없어하시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덜컹 내려앉곤 한다.
아버지가 계실 때는 항상 곁에 누군가 있었지만 아버지 돌아가시고 혼자 계시니까 늘 불안하다. 김수미 씨가 고혈당 쇼크라니 맘이 더 크게 흔들렸다.
지난 주말엔 엄마 집에서 점심 먹고 탁구시합엘 갔었다. 그리고 일요일엔 친구들과 문막 반계리 은행나무 보러 갔는데 엄마로부터 전화가 왔다.
"너 어제 탁구 해서 1등 했어?"
"그럼 우승했지."
"내가 1등 할 줄 알았지. 너 가고 나서 3천 석 뗐는데 한 번에 딱 떨어지더라."
엄마한테 전화가 오면 왠지 불안할 때가 많았다. 어디 갔느냐? 지금 올 수 있냐? 아프다 등등 나를 찾는 전화가 대부분이어서 멀리 갈 때마다 미안하고 불안했는데 그날 전화는 기분의 대화는 좋았다. 은행나무 단풍이 덜 들어 아쉬웠는데, 나를 응원하는 엄마가 있다는 사실이 그 아쉬움을 싹 씻어줬다.
세상에서 아무 대가 없이 응원하고 응원을 받는다는 것은 삶에 활력소가 되고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의 존재가 새삼 고마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