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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글 Aug 11. 2021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고 알게된 것들


얼마 전 나는 전 직장을 뒤로하고 따끈따끈한 스타트업에 발을 들였다. 이제 막 5개월 차.


첫 출근 날의 생경했던 순간, 일 잘하는 동료들, 전에 없던 업무 강도, 자유로운 근무 환경까지. 입사 4개월을 막 넘긴 나는 종종 외부인의 시선으로 현 직장을 바라보곤 한다.

 

'요즘 스타트업이 일하는 법'이라고 하면, 왠지 자기계발서 제목 같으니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고 알게된 것들' 이라고 제목을 붙여봤다. 사실 모든 건 케바케, 사바사니까 재미삼아 읽어주었으면 한다.



언스플래쉬




1) 빠르다


말 그대로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간다. '계속할지 말지'에 대한 의사결정도, 그 다음 단계의 결정도, 기획부터 제작까지 모든 게 굉장히 타이트한 일정 안에서 돌아간다. 빠르게 시도하고, 실패하거나 성공하고, 고칠 것은 빠르게 발견해 판단한다. 일단 해보고, 안되면 고쳐보면서 다시 시도해보자는 정신. 어떻게 보면 굉장히 건강한 마인드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가장 놀랐던 것은, 동료와 상사가 나에게 "가능할 것 같아요" "일단 해보세요"라는 말을 자주 해준다는 점이다. 시도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언제든 환영이다.


이전 직장에서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돼. 예산이 부족하고, 시스템이 없고, 다른 일이 먼저 진행되고 있고....'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게 들었 보니, 이런 분위기가 너무 새롭고 좋았다. 스스로도 방어적으로 변하던 찰나에 좋은 자극이 되는 문화를 스타트업에서 접하게   같다.  



언스플래쉬



2) 종이가 사라졌다


나는 이곳에서 서류업무를 진행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프린트'가 필요한 일이 전혀 없다는 뜻이다. 모든 회의는 노트북이나 패드, 탭을 들고 진행한다. 이건 뭐 많은 기업들이 그럴 수도 있는데 나는 정말 수도 없이 매 회의에 쓰일 기획안, 보고서를 매번 프린트하고 철하고, 회의실에 배부하고... 했었기 때문에 이 점은 정말이지 혁명처럼 다가왔었다.


그리고 대부분 업무는 온라인 기반이다. 코로나로 원격 근무, 화상 미팅이 전격 보급됐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적용해보는 건 낯선 경험이었다. 첫 출근날 오리엔테이션도 온라인으로 진행했고, 매일 각 담당자는 화상으로 내부, 외부 미팅을 진행한다. 각자가 앉은 자리에서 서로 다른 미팅을 화상으로 진행하는 걸 멀찍이서 본 건 개인적으로 쇼킹한 경험이었다.



언스플래쉬


3) 일잘러가 많다. 그리고 젊다


신기하게도 정말 일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내가 업무적으로 자주 소통하는 동료는 대부분 20대 중후반이다. 그리고 그들은 짧은 경력에 비해 수준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이곳이 첫 직장이거나, 전체적인 경력이 몇년 되지 않아도 그와 상관없이 모두가 일을 정말 "잘"한다. 그리고 열심히 한다.


사실은 이 부분은 조금 두렵다. 경력은 업무능력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여기서 매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단위로 빠르게 성장하는 이들은, 피 튀기지 않게 적당히 살면서 n년 동안 경력을 축적해온 내게 많은 귀감이 된다. 어딜 가도 한 명은 있을 법한 '저 사람은 저 자리에 있지?'라던지, '이 사람은 왜 아직 여기에 있지?' 같은 의문은 단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다. 앗.. 그렇다면 혹시 나..?





사실 스타트업이라고 해서 좋은 면만 있는 것도 아니고, 전 회사를 욕보일 생각도 없다.


그저 정반대의 문화를 가진 기업으로 하루아침에 옮겨가면서 발견하는 점들이 새롭고 즐거울 뿐이다.


당분간은 새롭게 배우는 나를 기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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