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지난 주말, 날씨가 좋아지면서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걷기 예찬을 읽고 있었고 그래서 매번 읽을 때마다 걷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오늘 그냥 날씨가 좋아서 길을 나섰다. 종착지는 없고 그냥 하염없이 편한 옷과 신발을 신고 걷는 것이 오늘 여행의 테마였다.
사실 내 동네라고는 하지만 가는 곳은 정해져 있고 이곳에 이사 온지도 얼마 안 되었기에 잘 모르는 곳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하염없이 걷는 동네의 곳곳은 낯설었고 오늘의 맑은 날씨와 함께하니 예전에 시애틀에서 걷기 여행을 했던 기억이 났다. 그 당시 시애틀 곳곳을 걸어서 다니면서 발도 많이 아팠지만 정말 아름다운 동네라고 생각을 했었고 그랬기에 나중에는 시애틀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이곳에서라면 정말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사실 시애틀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의 소살리토를 방문했을 때에도 대단히 많이 걸었던 기억이 있는데, 너무 좋은 나머지 그곳에서도 살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때의 그 기분을 오늘 우리 동네에서 느낄 수 있었다. 걷는 곳곳이 낯설었고 그렇기에 여행을 온 기분과 함께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