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팜비치 Mar 24. 2019

책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

인구통계학으로 보는 한국의 미래

조영태교수는 이전 '주진우의 손의 잡히는 경제' 강연을 갔다가 처음 봤다.
복잡한 현재와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가늠하는 도구로, 인구통계학은 꽤 심플하고 묵직한(?) 접근방식이라는 인상이다.
전체적인 흐름은 주변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바였지만, 수치로 봤을때는 그 영향력이 다소 충격적이다.
 
#저출산으로 7년뒤면 현재보다 20대가 100만명이 적을 것.
2002년부터 초저출산이 시작되었고 이때부터 연간 40만 명대의 신생아가 태어났다. 이전까지 60만 명대 중반이 태어났는데 갑자기 신생아 수가 20만이 줄었다.
그래도 40만명대가 15년동안 유지됐는데, 작년부터는 이마저도 무너져 30만 명대가 되었고, 몇 년 지나지 않아 20만 명대로 또 축소될 것이다.
4년 뒤인 2022년부터 초저출산 세대인 2002년생이 20대가 된다. 2022년부터 시작하여 매년 초저출산 세대가 20대 인구에 새롭게 진입한다.
7년 뒤인 2025년에 대한민국 20대는 약 550만 명으로 지금보다 100만명이 줄어든 숫자로 예상된다.
산부인과·기저귀·영유아용품 등의 영유아 산업 > 10대 교육산업 > 대학 > 20대를 타겟으로 하는 수많은 소비재 산업이 줄줄이 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10년뒤 내가 40대를 목전에 두고 사업을 준비하고자 할때 현재보다 20대가 200만명은 적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적어도 현재의 방식처럼 대학가 앞에 술집을 차려선 안될 것 같다. "내가 20대였을 때"를 생각하고 시작해선 안된다.
 
#새로운 시장? 비혼, 만혼 ,1인가구
2005년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 극 중 노처녀 역으로 나오는 삼순이 나이는 30세다.
2017년 드라마 '비밀의 숲' 속 경찰 배두나 역시 30세. 주인공이 결혼했는지 안했는지는 관심이 없다. 심지어 그냥 신입에 가까운 역할이다.
12년을 사이에 두고 같은 나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토록 변화한 것은 '결혼'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다.
특히 40대 남성 미혼률이 20%를 넘어간다는 수치는 조금 충격적이다. (회사 팀장님들 다섯명 중 한명은 결혼을 안했거나 이혼했단 소리인데)
때문에 조영태 교수는 앞으로 소비시장을 바라볼때, 같은 연령대라도 비혼/기혼을 나눠서 분석해야한다고 말한다.
경제력을 갖춘 3-40대가 가정과 자식이 아닌 자신에게 돈을 쓰기 시작하는 미래?
편의점 음식을 필두로한 고퀄리티 hmr, 1-2인 가구에 맞춘 소형 가구 및 소비재 산업 등등 이미 시작된 변화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의 미래는 사토리세대?
책을 읽다보며 한국의 10-20년 뒤라고 많이들 이야기하는 일본 사회에 대해 호기심이 많이 생겼다.
현재 일본의 20대는 '사토리세대'라고 불린다. 사토리는 '깨달음’ ‘득도'란 뜻인데, 현실세계의 치열함과는 무관하게 살아가는 게 특징인 세대란다.
사토리 세대는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는 욜로(YOLO)족이 아니다.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해보고 잘 모르는 것에 관심을 갖는 힙스터(Hipster)도 아니다. 한동안 한국에서는 ‘3포 세대’니 ‘7포 세대’니 팍팍한 현실 때문에 연애와 결혼, 출산 같은 생애 경험을 포기해야 하는 청년들의 안타까운 삶을 표현하는 단어가 유행하기도 했지만 사토리 세대와는 좀 다르다.  이들은 자동차를 사려 하지도 않고 브랜드 옷을 입으려 하지도 않으며, 스포츠도 안 하고, 술도 안 마시고, 여행도 안 간다. 또 연애나 결혼에도 관심이 없고 돈을 많이 벌겠다는 의욕도 없으며 주목받는 일을 할 생각도 없다.
10년뒤 내가 사업을 시작하려고 할때 한국의 20대들이 모두 집밖으로 나오지 않고, 소비도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니 좀 암담하다.
지금 한국의 카페들이 잘되는데에는 스펙쌓으려고 카페에서 공부하는 20대들이 한몫 하는데, 10년뒤에는 이마저도 바뀔지 모르겠다.

#미래시장의 기회, 말은 쉬운데..
산업별로 조영태교수가 제시하는 방향은, 각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이걸 누가 모르나. 말은쉽지." 라고 생각할 것 같다.
거시적 흐름 자체를 파악하는 것과, 그 안에서 경쟁력 있는 비지니스를 구체화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일 것이다.
정해진 미래를 알아도, 이를 대비하는 것으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 같다.
전체적인 인구흐름과 소비트렌드가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어쩐지 일본스러운(?) 방향으로 흐른다고 생각되지만, 무조건 그런 느낌낸다고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같은 문화경험을 공유한 세대의 사업스타일은 비슷하다는 조영태 교수의 말에 공감한다. 최근 많이 생기는 인스타감성의 카페/ 음식점들만 봐도 그렇다.

전반적으로 전작 "정해진 미래" 에 비해 후속작인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는 각 산업별 시장기회를 제시하려다 보니 조금 넓고 얕아진 느낌의 책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 <행복의 기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