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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정적 Jun 26. 2020

매일이 희극일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새책 출판과 호르몬 때문에 한 동안 좀 울적하고 불안했다.

늘 반복되는 패턴이다.

당장 내일이라도 망해버릴 것 같은 기분, 인생이 쫑 날 것 같은 기분.

하고 있는 일 때문이다. 하는 일이 불안정하니까 멘탈까지 불안정하다. 그런데 나는 알고 있다. 이것은 패턴이기 때문에 2, 3일 지나면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상황이 나아지리라는 것을. 이렇게 알고 있음에도 당장 느끼는 불안감을 잠재울 수가 없었다.

자기 전에 눈을 감고 빌었다. 내일은 좋은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제발 그렇게 해 달라고.


서울에서 반가운 사람이 찾아왔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나에게는 강렬한 만남이었다.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을 정도로 반가워서 점심 먹는 것도 잊은 채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다. 얼마 간의 시간이 흘러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려고 준비하는데, H가 해바라기 꽃다발을 들고 찾아왔다. H는 이 아뜰리에를 운영하면서 알게 된 사람인데 최근에는 펜팔 친구가 되었다. 여하튼, 어젯밤 소원했던 것처럼 내가 바라던 일이 이루어져서 더없이 좋은 하루였고, 너무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매일이 희극일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다. 많은 영화와 소설 속 이야기들이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것처럼 내 인생도 계속해서 좌절과 기쁨을 왔다 갔다 할 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영원히 적응하지 못한 채 기쁨만을 원하겠지. 그게 나쁜 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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