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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글쓸러 Oct 18. 2024

규칙이 없는데, 무정부주의가 안 되고, 오히려 대성공?

 예전에 집들이 가게 되면, 항상 부르던 노래(?)가 있다.     


 따라라라라라~~~ 따라라라라~~~라라


 아주 예전에 방영했던 신동엽의 [러브 하우스] 배경 음악이다. 그러나, 요새 젊은이(?)들은 좀 다른 노래(?)를 부른다고 한다.     


 뚜둔~~!     


 그렇다. 넷플릭스 등장곡이다. 신박하다. 그리고 세대 차이를 느낀다. 젠장, 나도 이젠 트렌드를 잡긴 어렵구나. 문제는, 최근엔 이것도 맞는지 의문이긴 하다. 자주 바뀌니깐 말이다.


 집들이할 때 흥얼거리게 된다는 넷플릭스 등장 곡. 그만큼 넷플릭스는 사람들에게 많이 인식되고 있는 존재란 거다. 많이 보긴 하니깐. 그렇다면 나에게 넷플릭스란 무슨 의미일까?     


 2019년, 친구들이 같이 사용하자고 처음 제안했던 게 넷플릭스다. 그래서 시작했다. 그런데 1년 동안 단 하나도 보지 않았다. 매달 4,000원 이하의 돈을 내니, 그냥 커피 2잔 가격 같아서 아깝지(?)도 않았고, 영상을 보는 걸 그다지 즐기지 않아서다. 2020년 코로나19가 찾아온 이후론 이야기가 달라졌다. 넷플릭스를 몰아보기 시작했다. 조선시대에 좀비가 나타난 킹덤 1, 2부터, 미생, 나의 아저씨, 호텔 델루나, 그해 우리는, 멜로가 체질 등의 명작 드라마들, 데블스 플랜, 미스터리 수사단 등의 예능, 거기다 최근에는 돌풍이라는 드라마까지! 그거 말고도 스위트홈 시즌 1, 2, 3과 같은 웹툰 기반의 드라마에다가, 그동안 본다고 생각만 하고 정작 보지 못했었던 타짜 1, 2, 3, 신세계, 아수라 등등을 다 볼 수 있었던 곳! 그곳이 바로 넷플릭스였다. 생각할수록 진짜 혜자다. 예전 같으면, 이거 전부 비디오 가게 가서 비디오나 DVD 빌려서 봐야 했으니, 그 가격 또한 만만치 않을 거 아닌가.     


출처,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으로 이용하는 추세다. 

 그래서 그런가? 주가도 상당히 높긴 하다. 최근 1년 사이 1주당 최고 주가 697.49달러였다.

 698달러라고 치고, 계산하면 약 95만 원이다. 와우, 1주당 가격이 엄청난 걸?

 대단하긴 대단하다.      


넷플릭스 주가_출처 네이버_20240807


 이런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을 다룬 책이 있는데, 그게 바로 [규칙없음]이다. 해당 책의 내용을 단 세 줄로 요약 가능하다. 아래와 같다.      


1. 인재 밀도를 구축하라. 

2. 솔직성을 키워라.

3. 통제를 줄여라.     


 무슨 말인지 알겠으나, 이 세 줄을 좀 더 자세히 알아야, 넷플릭스가 정확히 어떻게 회사를 운영해서 대박 터트렸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인재 밀도를 구축하는 건, 처음부터 비범한 인물들을 고용해서, 근무 환경을 조성하라는 말이다. 중요한 일을 능숙하게 잘 처리하고, 열정적이면서, 어떤 일이든 창의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자들을 고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적당한 수준을 지닌 직원 10명보다 이런 뛰어난 직원 1명이 낫다는 마인드로, 그들에게 시장 최고의 대우를 해서, 다른 회사로 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하는 게 넷플릭스의 첫 번째 전략이다.      


 두 번째는 ‘솔직성을 키워라.’이다. 폐쇄적인 사무실, 비밀번호를 잠가둔 공간 자체를 없애고, 더불어 말 자체를 편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어떤 사실이든 직원들에게 모두 공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구조조정, 일시 해고 등 직원들의 인생에 영향을 줄 만한 내용들은 미리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 

 개인적으론 솔직함을 키우기 위해 넷플릭스가 채택한 피드백 방침이 놀라웠는데, 그들은 4A 피드백이라고 부르는 방식이다. 그 방법은 이렇다.      


피드백을 줄 때

1. AIM TO ASSIST :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해라.

2. ACTIONABLE : 실질적인 조치를 포함하라.     

피드백을 받을 때

1. APPRECIATE : 감사하라.

2. ACCEPT OR DISCARD :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라.     


 숨김없이 말하되,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으로, 실질적인 방법을 알려주면서, 이를 수용하거나 거절하는 것도 명확해야 한다는 거다. “다시 해 와.”, “아니, 이것도 몰라?”, “이거 색깔 좀 더 이쁘게 해봐.” 등의 한국식 피드백과는 거리가 사뭇 멀지 않나?

 더불어, 이런 피드백도, 6개월에서 12개월 주기로 꾸준히 하면서, 상사와 아래 직원 구분 없이 서로에게 하는 ‘360도 서면 평가’를 권장한다. 심지어 익명이 아닌, 언제든지 공개할 수 있도록 말이다. 와우, 이렇게 하면 확실히 도움 되는 말을 하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넷플릭스의 마지막 3번째 비결이 개인적으론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통제를 줄여라.’ 어떻게 줄이라는 건지 읽기 전엔 감을 잡기 힘들었는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한국에선 용납이 되지 않는 내용이라 숨이 막히더라. 이렇게만 하면, 한국에서도 사람들 진짜 열심히 할 건데.     


1) 하루, 1주일, 1개월 등 자리 비우는 건 스스로 정한다. : 비는 자리에 대해 메우는 건 상사가 팀원들과 충분한 논의를 해야 한다. 

2) 출장 및 경비 규정 없애라 : 영수증으로 확인하되, 씀씀이가 심하면 피드백을 반드시 줘라. 제도를 악용 시엔 해고하고, 내역을 공개한다.

3) 중요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결정은 여러 직급의 모든 직원에게 분산되어야 한다 : 직원들이 좋은 베팅을 할 수 있도록 권해야 한다. 상사의 비위에 맞추지 말고!

4) 직원들이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맥락을 짚어주고 토론하고 의견을 확실하게 조율하라 : 직원이 잘못된 행동을 하더라도, 나무라지 말고, 오히려 의욕을 제대로 줬는지,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가설과 위험을 확실히 설명했는지, 비전과 목표에 관해 직원들과 논의를 잘했는지,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라.      


 책 [규칙없음]의 제목과 달리, 사실 회사 넷플릭스는 규칙 없는 건 아니다. 단순명료할 뿐이다. 3가지에서 모든 내용이 나오기에 실천하기가 수월하면서, 합리적이다. 하지만, 이게 정말 실현이 가능한 걸까?

 피드백 측면은, 대한민국의 많은 윗분들이 받아들여야 하는 방식이다. “다시 해 와.”라는 말보단,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다시 해 와.” 등의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식이어야, 사실상 아랫사람 역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거다. 무조건 다시 하라는 건, 상사나 아래 직원 모두에게 그다지 도움 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시간 낭비일 뿐. 

 솔직히 통제를 줄이는 부분과 관련된 내용은 지금 봐도 충격적이다. 이래서 넷플릭스는 성공할 수 있었구나 싶으면서도, 이게 한국에서 가능할까? 자기 마음대로 휴가를 쓴다거나, 출장비를 눈치 보지 않고 쓴다거나 (물론 양심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아래 직원들이 한다든지, 맥락을 잡아주고 방향을 제대로 제시하는 상사가 있다던가……. 이 모든 게 한국과는 좀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 않은가? 

 그렇기에 더더욱 수용해야 할 부분이라고 여겨진다. 대한민국과 해외의 차이가 명확히 느껴지는 부분을 알았다면, 100% 수용할 수 없을지언정, 하나씩 받아들이면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일단은 피드백 측면부터 시작을 해보는 거다. 내가 상대방에게 해주는 말이 의미 없는 말은 아닌지, 정말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하는 건지 등을 고민하는 거에서 출발하면, 직원들의 통제를 풀어주고, 그들의 방향을 명확하게 이끌어줄 수 있는 리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하여튼, 그런 걸 생각하면 넷플릭스가 꾸준히 성공한 원인에 대해 설명 가능하다고 본다. 최근 들어선, 잘 모르겠다. 4인 구독을 가족이 아니면 무조건 안 되게 하는 정책을 펼친다든지, 유튜브와 마찬가지로 광고를 도입하고, 광고를 안 보는 기본 베이직 요금제도 없애서, 더 비싼 요금제를 쓰지 않으면 무조건 광고를 보게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측면에서 말이다.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0722_0002820143 

    

 어쩌면 넷플릭스가 시장 독점을 늘리기 위해 4인 정책도 느슨하게 풀어주고 있다가, 어느 정도 큰 역할을 차지하니, 안 되게 하면서 광고를 통한 수입도 늘리는 등 대형 기업의 측면에선, 지금의 방향이 완전히 틀리지는 않았다고 본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많은 OTT가 탄생했다.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이곳에서 하는 것도 생각보다 많고, 때로는 넷플릭스보다도 볼 게 더 많다고 여겨진다.     


요금제_ 출처, 혼삶레터

https://www.dailypop.kr/news/articleView.html?idxno=79601     


 넷플릭스의 문화적인 측면이, 그들을 성공하게 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를 성공하게 만든 또 다른 비결은 바로 소비자다. 그런 이들을 점차 쪼아가는 모습들이 과연 넷플릭스에 이득일까? 앞으로 우리가 유념해서 지켜봐야 할 부분이 아닐까 한다.     


[서평 요약

1. 인재 밀도를 구축하라

2. 솔직성을 키워라.

3. 통제를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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