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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글쓸러 Sep 20. 2024

이거 무조건 이긴 게임이야. 패배할 수 없는데, 이걸?

 2024년 6월 25일, 대형 사고가 터졌다. 사직 야구장에서 말이다.

 그날은 기아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대결이었다.

 기아 타이거즈는 초반부터 맹렬했다.

 1회 5점

 2회 3점

 3회 1점

 4회 5점

 그에 반해 롯데는 1회 꼴랑 1점이었다.     


 4회 초, 기아는 14점, 롯데는 1점으로, 무려 13점 차로 벌어졌다.     


 이날의 모습은 2년 전의 지옥을 떠올리게 했다. 

 2022년 7월 24일.

 그날 역시 기아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였다.

 장소 역시 사직 야구장이었고.

 23대 0으로 무려 23점 차였다.  

    

출처, Pixabay


 무려 안타를 26개 내줬다.

 롯데는 우리는 안타 5개에 그쳤고.

 점수는 1점조차도 내지 못하며, KBO 한 경기 최다 득점 차 기록을 세운 날이다. 

 기아 안타에 열광하며 기아의 응원가마저 따라 부르는 롯데 팬들의 모습이 비극적이었다.

 23점 차가 벌어지는 역사의 한가운데에서 나는 있었고.

 2024년, 13점 차까지 벌어진 이 순간을 나는 또한 목격하고 있었다.   

   

 질 가능성이 높으리라 판단했다.

 13점 차? 어떻게 따라잡아?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더라.

 수많은 롯데 팬이 야구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나는 내 돈 낸 게 아까워서, 의리로라도 끝까지 보기로 결심했다.     


 4회 말


 5번 나승엽 : 기아 수비수의 에러로 나승엽의 1루 진출

 6번 이정훈 : 좌중간 2루타로 노아웃 2, 3루

 7번 정훈 : 2루 땅볼로 1아웃 될 때, 3루 나승엽이 홈으로 들어온다. 스코어 14:2

 8번 박승욱 : 중견수 앞에 떨어뜨리는 안타로 이정훈은 홈으로 들어온다. 스코어 14:3

 1번 황성빈 : 좌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에 성공한다. 1아웃 2, 3루

 2번 윤동희 : 나이스 아이로 볼넷을 만들어, 1루로 이동한다. 1아웃 만루

 3번 고승민 : 타격한다. 우측 높이 뻗어나가는 타구가...!!! 우익수를 넘어간다. 담장마저 넘어간다!! 관중석에 뚝 떨어지는 만루 홈런!!! 스코어 14:7     


출처, Pixabay


 5회 말     


 6번 이정훈 : 애매한 위치에 떨어지는 좌익수 앞 안타를 만든다.

 7번 정훈 : 왼쪽 구석으로 떨어지는 2루타로 노아웃 2, 3루.

 8번 박승욱 : 2루수 땅볼로 1아웃. 이정훈이 홈으로 들어오며 스코어 14:8

 1번 황성빈 : 좌익수 앞 안타로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며 스코어 14:9     


출처, Pixabay

     

6회 말     


 5번 나승엽 : 우측 앞 1루타

 6번 이정훈 : 우측으로 향하는 안타로 노아웃 1, 3루

 7번 정훈 : 왼쪽 높게...담장....담장 밖에 떨어뜨리는 쓰리런!!! 스코어 14:12     


출처, Pixabay

  

7회 말     


 9번 최항 : 우익수 앞 안타

 1번 황성빈 : 2루수, 유격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안타로 노아웃 1, 2루

 2번 윤동희 : 희생번트로 1아웃 2, 3루

 3번 고승민 : 유격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로 최항과 황성빈 모두 홈으로 들어온다. 스코어 14:14

 4번 김동혁 : 타구를 투수가 잡음 & 투수의 2루 송구가 빠지면서 1루 세이프, 2루에서 머무르지 않고 3루로 향한 고승민 세이프. 1아웃 1, 3루  

 5번 나승엽 : 볼넷으로 1아웃 만루

 6번 이정훈 :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 고승민이 홈으로 들어오며 스코어 15:14      


출처, Pixabay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말았다.

상상 속에서만 생각하던 13점 따라잡기. 그리고 역전하기.

믿을 수 없는 일이 터졌다. 

도파민이 팡팡 터져나갈 만큼, 행복하더라.

2년 전엔 23점 차를 목격했는데, 이번에는 13점 차를 따라잡고, 역전하는 걸 목격한다고?

그날은 정말 미쳐 날뛰고 말았다.     


하지만 기아가 결국 1점을 더 내면서 스코어는 15대 15가 되었다. 

그렇게 엄청난 사투를 벌인 끝에 연장까지 경기가 이어졌다.

결국 오후 11시 50분에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고 만다.      


이 일은 최초다. 한국 야구 KBO, 일본 야구 NPB, 미국 야구 MLB 통합으로 말이다.

그만큼 엄청난 일이라는 말이다.     


https://www.chosun.com/sports/baseball/2024/06/28/3G4SJZ7RUMS3XBF6OQGZT3AVEQ/     


 책 [일취월장]에서 블랙스완이란 용어를 다룬다.     


블랙스완

나심 탈레브가 명명한 것으로, 인지적으로나, 경험적으로 혹은 확률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여겨졌으나 실제로 발생한 사건을 말한다. 일반적인 기대 영역 바깥에 놓여있는 관측값, 즉 극단값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블랙 스완은 극심한(부정적 혼은 긍정적) 충격을 불러오는 경향이 있다. 블랙 스완은 ‘확신하는’, ‘절대로 이길 수 없는’, ‘도저히 나타날 수 없는’,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상도 할 수 없는’,이라는 말들이 지배할 때 자주 등장한다.     


 블랙스완을 통해서, 책 [일취월장]은 주장한다.

 예측을 확신하지 마라. 예측을 신뢰하지 마라. 예측에 의지하지 마라.     


 즉, 운에 마냥 기대지 말라는 의미다. 

 그럼, 운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1. 불확실성 수용력을 갖추자. 

2. 운의 영향력을 측정하자.

3. 최악을 대비하는 습관을 기르자.     

 

 불확실성 수용력을 갖추자는 말은, 무엇이든 확실한 게 절대 없다는 걸 받아들이자는 말과 일치한다. 기아 타이거즈 입장에선 13점 차가 되니 이길 게임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럴수록, 100%는 없다는 걸 떠올렸어야 했다.     


 야구는 운의 영향력을 최대한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려운 스포츠다. 선수들의 그날마다 컨디션, 실책이나 날씨 등의 요인들 등 수많은 요소가 결합하기 때문에, 뭐라 정확히 표현하긴 어렵다. 그렇기에 실력이 더더욱 중요하다. 실력이 갖추어져야 내야의 땅볼도 안타로 만들 수 있고, 저 멀리 장타를 보낼 수도 있으며, 2아웃 만루 상황에서 홈런을 쳐서 역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자의 실력이 팀으로의 조합을 이루어, 승리로 이끌 수 있는 게 야구다.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니깐. 내가 잘한다고 하더라도, 점수가 안 날 수 있고, 내가 못 하면 점수가 안 날 수 있게 야구기에, 팀원 전부가 노력해야 어떻게든 되는 게 야구다. 그래서 운을 측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롯데 자이언츠 타선이 그 시점에 엄청난 공격력을 자랑했다. 9대 4로 지고 있던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도 연속해서 7점, 7점을 내면서, 결국 18대 10으로 이겼던 게 일주일도 되지 않았다. 기아 타이거즈는 롯데 자이언츠의 물오른 타선을 고려했어야만 했다.     

출처, Pixabay


 그렇기에 최악을 대비해야 했다. 최상보단 최악을 늘 떠올리며 그에 대해 대비해야 하는 만큼, 기아의 선발 투수 네일을 너무 믿어선 안 되었다. 7점 가까이 실점하기 전에, 미리 빼고 다른 투수를 넣어서, 롯데 자이언츠 타선을 흔들어놨어야 했다. 13점 차면 롯데 입장에선 포기할 만도 했지만, 4회 말부터 9회 말까지 공격의 기회가 6번이었던 만큼, 단 1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3점씩 낸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상황이다. 물론, 그렇게 된다는 게 절대 쉬운 건 아니지만, 결국 비슷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는가?      


 이 글을 통해서, ‘기아 타이거즈가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가 잘했다’ 식의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이 경기를 통해서 확실히 깨달았다는 걸 말하고 싶다. 어떤 거든 100%가 없다는 걸, 늘 최악을 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배웠다. 13점 차? 그걸 역전할 수 있다는 사례도 나왔기에,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점수 차가 이길만하다고 여기더라도,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는 걸,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가 아닐까 싶다.     


출처, Pixabay


 책 [일취월장]은 일을 하는 수많은 사회인이 읽기에 좋은 책이다. 방법론적인 것과 정신적인 내용으로 나 자신을 무장할 수 있다. 그 시작이 먼저 운이다. 나에게 운이 따르면 좋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을 때도 그 상황에서 타파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첫 챕터에서 알려주며 시작한다. 첫 챕터부터 냉혹한 현실과 안일한 마인드를 깨부수는 것으로 시작하는 일취월장!     


 광고 요청을 받지 않았고, 읽고 나서 좋다는 걸 느꼈기에, 과감히 추천한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57501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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