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거 읽어봐.”
“이게 재밌어.”
“너랑 잘 맞을 거 같아.”
“OK. 믿고 보겠음.”
친구와의 딱 4문장 대화했을 뿐이에요. 그 녀석을 믿고, 시작한 한 소설. 그 소설을 5번 반복해서 봤습니다. 뭘까요?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바로 [달빛조각사]입니다. 친구의 추천으로 시작한 [달빛 조각사]. 재밌습니다. 정말로. 보면 볼수록 빠져듭니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계속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레벨을 올리고 장비를 맞추며 적들과 싸우는 성장 소설이긴 하나, 특이합니다. 주인공이 항상 고통을 받아요. 끊임없이. 말이 안 되는 난이도의 퀘스트가 나타나고요. 그런데, 이를 상상치도 못한 방법으로 깨고 맙니다. ‘이건 못 해내겠지?’ 하는 것도 삶에서 배운 지혜, 인간관계에서 얻은 노련함으로 해결하는 무서운 주인공을 볼 수 있는 게 바로 [달빛 조각사]입니다. 참고로, 주인공이 겪는 괴로움은 외부적인 요인도 있지만, 스스로 만들어낸 것도 있어요. 1,450화의 이 소설을 무려 5회독 했다는 게 믿겨지십니까? 진짜 스스로 생각해도 웹소설에 미친놈입니다.
여기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이게 시작입니다. 본격적으로 웹소설에 몰두하기 시작한 제가 2번째로 접한 건 바로 [나 혼자만 레벨업]입니다. 최근에는 애니메이션으로 나온 이 유명한 웹소설을 무려 5회독했습다. [달빛 조각사]와 마찬가지로 성장물이긴 하나, 완전히 달랐어요. F등급으로 폐급 취급을 받던 주인공이 새로운 기회를 얻어 S급으로 성장하며 눈앞에 주어진 위기들을 해결하는 이야기인데, 갈등의 전개, 주인공의 해결 방식, 위기를 넘기는 방법들 등 작가의 필력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는 그런 웹소설입니다. 구성도 깔끔하며, 회차도 적당해요. 270화! 이 역시 5회독 했습니다. 언젠가는 또 볼 겁니다. 꼭! 그만큼 완벽한 소설이었던 [나 혼자만 레벨업]입니다.
그 이외 주인공 인성이 파탄 났으나, 엉망진창인 인성으로 주어진 문제들을 어떻게든 풀어나가는 산지직송님의 [도굴왕] (총 415화, 3회독), [재앙급 영웅님이 귀환하셨다] (총 509화, 2회독). 거대한 세계관을 구성하며, 마치 어벤져스급 그 이상의 웹소설을 펼쳐낼 걸로 보이는 [두 번 사는 랭커] (총 862화, 2회독), [부서진 성좌의 회귀] (570화, 1회독). 대학원에 다니다 죽은 이의 영혼이 이계의 마법학교에 갔다. 한국 대학원생의 능력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진짜 대학원이 이만큼 무서운 곳인가 싶게 만드는 [마법학교 마법사로 살아가는 법] (연재중, 현재 833화까지 읽음).
참고로 말하자면 여기까지가 카카오페이지에서 완독했거나 현재 보는 중인 웹소설입니다. 네이버에서 보는 건 더 많습니다. 외전마저 300화 이상 연재하고자 하는, 미친 전개력 [전지적 독자시점]. 개인적으로 가장 필력이 뛰어나다고 여기면서, 전개마저도 예측하기가 가장 어려운 [게임 속 바바리안으로 살아남기].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한 [나 혼자 만렙 뉴비]. 2024년 1월 21일 기준 6억 2,459만 명이 다운을 받았고, 평점 9.29이며, 현재까지 1659화가 나와 언제 끝날까 궁금한 무림소설 [화산귀환]. 근본의 무림소설로 이것을 읽지 않으면 무림소설은 보지 않은 거라고 할 수 있는 (매우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광마회귀]. 의사의 머리에 AI가 들어갔다? 하다 하다 종교화까지 되고 있는, 나마저 그 종교에 빠져(?)들어 갈 거 같은 기분인 [A.I.닥터].
그 이외에도 [천화서고 대공자], [절대 검감], [천재타자가 강속구를 숨김], [천마는 평범하게 살 수 없다], [66666년 만에 환생한 흑마법사], [재벌집 막내아들], [운명을 보는 회사원], [취사병, 전설이 되다], [나노마신], [마신강림], [국세청 망나니].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웹소설을 봤는지 계산하려는데, 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확실한 건 꽤 많은 돈을 썼다는 사실이고, 이 기세라면 앞으로 더 많은 쿠키를 구울 거라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정확한 숫자를 알게 되면 왠지 현타 맞을 거 같아서, 계산하는 걸 포기했습니다. 때론 모르는 게 약일 때도 있는 법!
이만큼 읽다 보면, 한편으론 드는 생각이 이래요.
나도 쓰고 싶다.
그런데 쓰기는 참 어렵겠지?
읽는 건 행복한데……
그런데 시작하려니, 막막하네.
인물 설정 어떻게 하고?
복선은 어떤 식으로 세팅해야지?
그나저나 무슨 내용으로 하지? 로맨스는 나랑 안 맞아! 현대 판타지나 무협?? 근데 너무 뻔하지 않나? 요샌 회귀물이 너무 많아서, 사람들이 지겨울 거 같기도 한데…….
사실, ‘그냥’ 쓰는 게 아니라, ‘재밌게’ 써야 하는데! 요새 갑갑하게 쓰면 독자들 화낸단 말이야. 그중에 나 포함! 고구마도 적당히, 그러나 사이다의 청량감은 살리는 이 밸런스 유지는 어떻게 하지?
근데 한 회가 끝날 때마다 흥미를 유도해야, 다음 편 결제할 건데…….
와, 그런데 거의 매일 쓴다고? 최소 300편에서 길게는 2,000편?
매일 쓴다면 일주일에 7편이고, 365일이면 365편이니, 2,000편 쓰려면 대략 6년? 중간중간에 휴재까지 넣으면 7년? 와 진짜 장편 하나 쓰기 어려운데?
이걸 어떻게 하냐???
웹소설 쓰는 법에 대한 조언하는 책이 시중에 많다. 그중 한 권을 추천하고자 한다.
바로 [웹소설의 신]이다. 한산이가가 쓴 책이다.
의사 출신에 유튜브 닥터프렌즈를 운영하며, 웹소설 작가가 바로 한산이가다. 그는 네이버 웹소설에 [중증외상센터 : 골든아워] 1,000편 이상 연재 완료, [A.I.닥터] 1,500편 이상 연재 중에 다른 웹소설을 연재하는 것은 물론이며, 웹툰까지 런칭했고, 심지어 [중증외상센터 : 골든아워]는 넷플릭스에서 방영될 거란 말이 떠돌고 있다. (2024년 7월 기준) 웹소설로 충분히 성공한 사람이란 말이다.
한산이가가 써 내려간 이 책은 그냥 작법서가 아니다. 자신이 최고의 웹소설 작가 중 한 명임을 증명하고자, 작법서조차도 웹소설 방식으로 썼다. 웹소설의 신이 작가에게 알려주는 웹소설 형식의 작법서라……. 참신한 아이디어인데? 읽으면서 어이가 터진다. 이거 꽤 재밌는데? 있을 내용은 다 있으면서? 아니, 내가 몰랐던 사실도 세세하게 들어가 있는걸?
[웹소설의 신]에서는 첫 작품은 일단 문피아(웹소설 플랫폼 중 하나)에서 시작하길 권한다. 특히 독자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은 퇴근하고, 침대에 누울 시간인 밤 10~12시 사이이고, 문피아는 10시 15분, 45분에 투데이 베스트 선정을 하기에, 이 두 가지를 고려하여 10시 20분, 50분에 연재글 올리는 비결(?)을 추천하기도 한다. 또한 투데이 베스트에서 최대한 안 내려오고자 한다면, 최신화를 올린 지 24시간 채우기 전에 다음 화를 올리고, 주말에는 특히 2~3개 중복으로 연재하는 게 유리하다고 권한다. 이 말은 쉽게 정리하자면 이렇다. 세이브 원고를 최대한 많이 쌓아놔서, 중복 연재를 언제든지 할 수 있게 대비하라!
이 이외에도 제목, 장르, 이야기, 주인공, 악역, 조연, 개연성, 연출, 대사 등 다양한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기억하기 용이하게 알려주는 신비한 마법을 부린다. 작법서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기에 흡입된다는 게 매력적인 책이다. 실제로 1번을 쭉 다 읽었고, 배움을 얻고자 2번 읽었다. 다음에 한 번 더 읽어야지!
결론은 도전이 포인트다. 일단 하고 봐야 한다. 나도 이거 읽으면서 도전해야겠다는 욕망이 물씬 들더라. 실제로 행동으로 옮길 때다.
수많은 웹소설을 썼고, 넷플릭스에 런칭까지 했으며, 웹소설 작법서까지 웹소설로 쓴 이 사람의 책, 읽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