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제가 단순히 축협만의 문제일까?
2018년 대한축구협회 전력 강화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김판곤의 ‘대표팀 감독 평가 기준’은 지금도 회자하고 있다.
1) 대표팀의 월드컵 대회 준비에 있어 전략적으로 9월 예산 통과 이후부터 올 6월 대회까지 큰 그림의 전략적 접근이 있었는가? 있었다면 그 접근이 성공적이었는가?
2) 전략적 접근에서 대진표가 나온 이후, 상대에 대한 분석과 이에 대한 전술 대응 수립이 적절했는가?
3) 이를 바탕으로 세워진 계획에 따라 팀이 지속적으로 발전을 이루었는가?
4) 전략적 접근에서 9월 이후 10월 평가전부터 올 6월 대회를 내다본 선수 선발이나 선수 테스트가 이루어졌는가?
5) 본선에서 각 경기마다 전술 대응이 적절했는가?
6) 본선에서 각 경기마다 포메이션 선택이나 선수들의 특성을 살린 최상의 조합이 이루어졌는가?
7) 경기 중 상황에 따라 적절한 대응이 있었는지, 그리고 선수 교체를 통해 경기의 흐름을 바꾸어놓았는가?
8) 감독으로서의 팀에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방향을 제시하며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계획을 실행해 나가면서 선수들과 스태프들과 소통하고 수정하는 등의 적절한 매니지먼트를 통해 선수단에 확신과 신뢰를 주고받으며 선수들 장악에 성공하였는가?
9) 언론 대응에서 인터뷰를 통해 대중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였는가?
10) 언론 대응을 통해 대중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었는지, 그리고 지지를 끌어냈는가?
11) 언론 대응을 통해 선수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전달했는가?
책 [일취월장]에서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대해 언급한다.
1) 인식론적 겸손을 갖췄는가? : 인식론적 겸손은 언제든지 우리 선택이 틀릴 수 있다는 걸 마음 깊이 받아들이고 고려하는 거다. 우리는 객관적인 판단이라는 걸 할 수 없고, 편향, 오류, 착각 등 언제든지 실수 할 수 있다는 걸 감안한다.
2) 선택안은 정말 충분한가? : 선택안이 많을수록 좋다. 이 하나만으로도 의사결정 실패율이 20퍼센트는 떨어지고, 6배의 훌륭한 평가가 가능해진다.
3) 검증의 과정은 거쳤는가? : 예측하되 절대 예측을 신뢰하지 마라. 어떤 선택안이 옳은지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 선택안들을 ‘검증’해 보면 될 일이다. 각 상황에 유용한 체크리스트로 확인하여 의사결정의 실수를 최대한 줄이는 거다. 또는 검증 과정에서는 ‘줌아웃’을 통해 통계적인 데이터와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것뿐만 아니라, ‘줌인’을 통해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눈으로 직접 보거나 경험자들의 생생한 조언을 듣는 과정도 필요하다.
4) 경쟁자를 생각했는가?
5) 최악의 시나리오를 그리고 대비했는가?
책 [일취월장]의 의사 결정 프로세스와 김판곤 위원장의 ‘대표팀 감독 평가 기준’은 많은 부분에서 비슷하다. 아니, 오히려 김판곤 위원장의 기준이 더 명료하고 자세하다.
4) 전략적 접근에서 9월 이후 10월 평가전부터 올 6월 대회를 내다본 선수 선발이나 선수 테스트가 이루어졌는가?
5) 본선에서 각 경기마다 전술 대응이 적절했는가?
6) 본선에서 각 경기마다 포메이션 선택이나 선수들의 특성을 살린 최상의 조합이 이루어졌는가?
선택과 더불어 검증의 과정이다. 대표팀 선수들을 ‘선택’하고 ‘테스트’한다. 통과한 선수들에 대해, 전술, 포메이션 등의 조합을 체크하는 등 ‘검증’을 계속해서 거친다.
사실 여기에는 최악의 상황도 포함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최고의 선수들이 부상 입었을 때의 포메이션과 조합 또한 고려한 ‘검증’ 역시 이에 속할 거다.
1) 대표팀의 월드컵 대회 준비에 있어 전략적으로 9월 예산 통과 이후부터 올 6월 대회까지 큰 그림의 전략적 접근이 있었는가? 있었다면 그 접근이 성공적이었는가?
2) 전략적 접근에서 대진표가 나온 이후, 상대에 대한 분석과 이에 대한 전술 대응 수립이 적절했는가?
7) 경기 중 상황에 따라 적절한 대응이 있었는지, 그리고 선수 교체를 통해 경기의 흐름을 바꾸어놓았는가?
우리만의 강점을 살린 전략적 접근만 해선 안 된다. 각 팀이 갖출 전략을 명확히 파악해야, 그에 맞춰 싸울 수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처럼, ‘경쟁자’에 대해 면밀히 알아야 우리 팀이 지닌 전략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
3) 이를 바탕으로 세워진 계획에 따라 팀이 지속적으로 발전을 이루었는가?
위에서 언급한 선택, 검증, 경쟁자 고려, 최악의 상황 등을 다 고려한 전략 수립 후 이에 따른 원팀 만들기 과정이다. 단순히 의사결정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이를 행동으로 제대로 옮길 수 있게 하는 질문인 셈이다. ‘실행’을 해야 그에 따른 ‘문제점’이 파악된다. ‘피드백’을 하고, 고치고. 다시 ‘실행’, ‘문제점 발견’, ‘피드백’. 이 과정을 통해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하는 거다.
8) 감독으로서의 팀에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방향을 제시하며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계획을 실행해 나가면서 선수들과 스태프들과 소통하고 수정하는 등의 적절한 매니지먼트를 통해 선수단에 확신과 신뢰를 주고받으며 선수들 장악에 성공하였는가?
9) 언론 대응에서 인터뷰를 통해 대중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였는가?
10) 언론 대응을 통해 대중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었는지, 그리고 지지를 끌어냈었는가?
11) 언론 대응을 통해 선수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전달했는가?
여기 나온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 벗어난 내용이지만, 리더라면 필요한 내용이다. 리더는 팀원과 소통해야 한다.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 알려주며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 그 과정 중에 팀원들이 느낄 문제 사항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맞춰가야 한다. 그렇게 서로 간의 신뢰를 얻어야 하고. 팀원은 선수들, 스태프뿐 아니라 대중들 또한 포함된다. 그들이 있어야 축구팀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대중들도 동기부여가 되어야 리더인 감독을 지지해 줄 수 있는 거다.
대한축구협회 김판곤 전력 강화 위원장의 ‘대표팀 감독 평가 기준’에 따라 선임된 이가 바로 벤투 감독이다. 벤투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16강으로 올리는 성적을 달성했다. 물론 선임된 후 많은 논란이 있었고, 월드컵까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벤투 감독에 대한 비판이 꽤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는 결과로 증명했다.
벤투 감독 이후 감독 선임 과정 중, 김판곤이 제시한 위의 기준을 잘 지켰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기준’이라는 게 있었는지도 알 수가 없다. 내가 축구 관련 전문가가 아니니 더욱 모르겠지만, 최소한 대중들에게 어떤 기준으로 선임했는지 명확히 밝힌 적은 없었던 걸로 안다. 그게 어떤 감독들인지는 굳이 여기선 언급하지 않겠다.
안타깝다. 명확한 기준을 바탕으로 감독을 찾아나갔다면, 우리는 더 발전된 축구를 볼 수 있지 않았을까?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기준을 설정하고, 그에 따라 사람을 찾아나가는 것.
그 자체도 분명히 어려운 일이겠지만, 이조차도 하지 않는다?
과연 좋은 인물을 섭외할 수 있긴 할까?
심지어 설득조차 하지 않는다?
답은 이미 정했으니, 무조건 따르라고만 한다?
그걸 100% 신뢰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가?
나는 아니라고 본다.
다 같이 고민하면 좋겠다.
이는 축구협회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기에 말이다.
이런 일이 다분하게 일어나고 있는 요즘이다.
레퍼런스 : 책 [일취월장], 3장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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