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의 단상
요즘 뜨는 드라마들은 대체로 판타지적인 요소가 강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조선시대를 넘나든다거나,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와 신원을 하고 돌아간다거나, 터널을 통해 시공을 넘나드는 이야기들이 그렇다.
이런 드라마가 인기를 끈다는 것은 결국 현실에서 해결되지 않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르곤'(tvn)이나 '조작'(sbs)처럼 열일 하는 언론을 다루는 드라마도 결국은 현실에서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일 뿐이다.
드라마나 코미디는 대개 그 시기에 대중들이 이루고 싶어 하는 일들을 다룬다. 그게 대중의 대리만족 욕구를 충족시키는 한 가지 방법이기도하기 때문이다. 그런 대중의 문화적 욕구를 철저히 막고 싶어 하는 것이 정치권력의 속성이기도 하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그 힘을 통해 자신에게 도전하는 대중을 지배하고 싶어 한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는 그런 욕망의 표출이다. 그런 권력의 욕망에 기대서 자신의 영달을 꾀하는 사람들 가운데 가장 질이 나쁜 부류는 소위 학자연하는 먹물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얄팍한 지식을 이리저리 구부려 세상을 속이고, 권력에 아부하면서 치부와 영예 같은 치졸한 개인적 욕망을 채우는데 쓴다.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악이 '곡학아세'이다. 연쇄살인마보다 사이코패스보다 더 나쁜 일,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일이 지식인들의 '곡학아세'라고 말할 수 있다. 적어도 지금의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2017.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