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청년과의 콜라보레이션
강원도 평창읍에는 '브레드메밀'이라는 이름의 빵집이 있습니다. 평창에서 나고 자란 남매가 운영하는 빵집으로 누나는 빵을 굽고 남동생은 그것에 어울리는 티와 커피를 만듭니다.
빵을 만드는 빵빵한 효주씨는 쓴 메밀가루를 밀가루와 혼합하여 반죽해 빵을 만듭니다. 또한 지역의 특산물, 특히 강원도에서 나는 특산물들을 재료로 빵들을 개발하고 판매합니다. 그 맛이 너무 좋아서 나오기가 무섭게 완판이 되는 날들이 많습니다.
차를 만드는 달달한 승수씨 또한 지역의 향을 담은 티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브레드메밀에서 매일 만들어지는 빵을 판매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몇 년간 평창을 오가며 이들을 알게 되었고 친하게 지내며 함께 할 일이 없을까 생각을 하다가 단순히 먹거리로서의 빵만을 만드는 것이 아닌 빵을 소재로 한 문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림 안에는 빵에 들어가는 재료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고 맛있는 빵의 모습을 그대로 살리려 노력하였습니다. 빵이 가지고 있는 색감, 질감 등을 제대로 담아내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단순히 빵을 파는 빵집이 아닌 빵 갤러리로서 작품도 감상할 수 있도록 브레드메밀 한쪽 벽면에 그림들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빵이라는 콘텐츠로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마음들이 모여 의미 있는 장소가 만들어졌습니다.
마음들이 모이고 콘텐츠가 만들어지니 다른 형태로의 발전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브레드메밀과의 작업은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단순히 일을 의뢰받아서 어떠한 목적에 따라 누군가 원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닌 함께 마음을 나누고 마음이 들어간 일을 하나씩 이루어 간다는 것, 그것이 주는 행복에 대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시간을 들여 마음을 나누는 과정, 마음이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이 있지 않으면 진정한 의미의 협업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과만을 보며 나아가는 것이 아닌 함께 하는 과정에 집중해서 만들어 가는 일이 주는 가치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이지 않나 싶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로 작업들을 발전시켜 나가겠지요. 함께 한다는 것이 정말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알았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