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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거 Nov 04. 2024

상담하는 아빠는 육아휴직 중 - 34

숲이 157일. 경축! 어린이 집 합격(?)

 숲이가 백일즈음 될 시점에서 '벌써 육아휴직 이후가 걱정이다'라는 타이틀로 글을 썼었다. 그 글 내용 중 가장 걱정이었던 것이 바로 '어린이집 문제'였다. 우리 부부는 육아를 도와줄 사람이 전혀 없기에, 어린이집은 필수였는데 생각보다 지금 사는 지역이 어린이집을 보내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리고 '되겠어?'라는 생각으로 잊고 있었는데 어린이집에서! 그것도 아파트 단지 내 시립 어린이집에서 숲이가 내년부터 입학할 수 있겠다고 연락을 받았다.


 아니 이런 일이... 그리고... 내 대학 합격보다 숲이 어린이집 합격(?)이 더 기분 좋을 줄은 일전에는 상상도 못 했다. 오랜만에 두괄식으로 썼으니 숲이가 태어나서부터 어린이집에 대한 내 생각변화 과정들을 적어보려 한다.


 나는 2년의 육아휴직을 했다. 그렇기에 원래 는 2026년 3월부터 숲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충분히 적응과정을 거친 후 2027년 7월 내가 회사에 복귀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숲이가 태어난 후, 우리가 이사 온 지역이 아이들이 정말 많이 태어나는 지역이었고, 어린이집을 보내는 게 정말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와이프가 내게 말했다.


'오빠 우리가 원할 때 보낼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 일단 태어나자마자 0세 반부터 걸어놔야 한데'


 나는 이 말을 듣고도 '나는 내가 육아휴직을 하는데 이 핏덩이를 그 어릴 때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지는 않아'라면서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래도 0세 반부터 걸어놔도 내가 원하는 2026년에 보낼 수 있을까 말 까라는 사실을 알고 우선 0세 반부터 걸어놓긴 했었다. 그런데 아뿔싸 경쟁률이..? 아파트 단지 어린이집이 0세 반 정원이 6명인데 대기가 76명이었다. 그리고 들었던 이야기가


'맞벌이 외동은 순위에 들기도 쉽지 않아요. 순위 안에 있다가도 갑자기 2자녀 3자녀가 치고 들어오면 우선순위 뺏겨요'였다.


 그렇게 희망을 접고 숲이와 함께 지내면서 안되면 육아휴직을 1년 더 쓰면 되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26년에 보내고! 안되면 1년 더 육아휴직 쓰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런데 숲이가 자랄수록 바깥에 나가는 시간들이 많아졌고, 바깥에 나갈 때마다 숲이가 굉장히 즐거워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생각을 했다. 외부에 나가는 것을 즐기지 않는 나기에, 오히려 어린이집을 일찍 가는 것이 더 좋을 수 있겠다고,


 어찌 보면 육아휴직까지 하는데 그 시기에 핏덩이 같은 아가를 어린이집에 보낸다는 것 자체가 그냥 싫었던 것 같다. 그런데 보내기로 마음먹으니 현실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린이집을 처음 보낼 때 적응하지 못하면 한 시간도 못 지나서 다시 집에 온다고 한다. 그리고 한 번 입학하면 그 아이가 옮길 때까지 새로운 티오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 각종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병원을 데려가야 하고 그 시기에는 집에서 케어해야 한다고 한다.'


 이 모든 과정을 회사를 다니면서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육아휴직 동안 어린이집을 보내면서 숲이도 그리고 우리 부부도 적응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는 것이었다.


 11월 12일 우리 부부가 처음 사귀었던 날에 어린이집 설명을 들으러 방문한다. 그리고 내년 3월에 입학인데, 그때면 와이프는 복직이다. 그때면 또 우리 가족은 변화를 맞이할 텐데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된다.


 우리 세 가족이 이렇게 함께 온전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 3개월 남았다. 이 시기를 더욱 감사하게 행복하게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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