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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가림이 왔다!

상담하는 아빠는 육아휴직 중(164일) - 35.

by 차거

'어쩜 이렇게 잘 웃니! 너무 이쁘다 우리 숲이'


멀리 계시는 부모님들과 영상통화를 꾀나 자주 한다. 그때마다 숲이는 빵긋빵긋 정말 잘 웃는다. 그런 숲이에게 숲이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자주 하신 말씀이다.


저번주에 김제를 갔을 때도 숲이는 정말 잘 웃었다. 엄마 아빠가 자리를 비워도 할머니 할아버지와 잘 놀았으며, 숲이를 보러 온, 고모, 고모부, 친척누나, 친척형, 이모할머니와 까지 너무나도 잘 놀았다.


그렇게 시간을 잘 보내고, 숲이는 여독에 시달렸는지, 이틀정도를 거의 먹고 자고만 반복을 했다. 그리고 이번주 역시 할아버지 할머니와 영상통화를 했다. 그런데! 숲이가 더 이상 웃지를 않는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기보다는 옆에있는 아빠를 바라보고, 장난감들에 눈길을 더 준다. 처음에는 피곤해서 그런 것 같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며칠 동안 반복이 되었다. 그때 혼자 잠깐 생각을 했었다. '낯가림이 온 건가?'


그렇게 생각하던 중 천안 부모님께서 숲이를 보러 우리 집에 오셨다. 함께 점심을 준비해서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부모님께서는 당신들이 숲이를 돌 볼 테니 들어가서 쉬라고 우리 부부를 배려해 주셨다. 이전에 집에 방문해 주셨을 때도 이런 경우가 있었기에 우리는 감사함을 표현하고 들어가서 휴식을 취했다. 잘 쉬려던 찰나 갑자기 들리는 소리


'으아아아아앙'


숲이의 엄청난 울음소리였다. 밥시간도 아니었고, 잠투정도 아니었다. 그 소리를 듣고 아내가 먼저 나가니 숲이가 1차로 진정이 되었고, 나까지 함께 가니 본연의 컨디션을 찾았다.


런 상황이다 보니, 최근의 숲이의 변화된 모습들이 다시 보였다.

나와 둘이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엄마를 발견하고 엄청 반가워하는 모습에 단순히 '엄마를 이제 엄청 좋아하네'라고만 표현을 했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엄마와 숲이가 둘이 시간을 보내고 내가 방에서 쉬고 있을 때 숲이의 투정소리가 많이 들리곤 했다.


즉, 아빠와 함께 있을 때는 잘 웃지 않지만 안정감 있게 잘 있고, 엄마와 함께 있을 때는 잘 웃는 만큼 짜증도 잘 낸다. 엄마와 아빠가 함께 있으면 안정감 있게 있으며 계속해서 잘 웃는다!

뇌피셜이지만 이것들을 종합해 보면! 숲이는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는 엄마와 아빠가 동시에 같이 있는 시간을 계속 기다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낯가림을 하는 숲이를 보며 우리 부부는 한숨 돌릴 수 있었다. 혹시나 하는 걱정을 그래도 잠시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숲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는 지금 순간에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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