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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공간의 미학 Nov 03. 2024

탁월한 사람들의 공통점

'일 잘하는 직장인'이란 타이틀

우리 모두에게 직장생활이 주는 의미는 다릅니다. 일이 곧 삶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분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주어진 24시간 중 8시간을 보내는 곳에 불과한 분도 있겠지요.

저에게 있어 직장생활은 나를 성장시키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복된 일을 하더라도 조금씩이라도 개선시켜보고 싶고, 누적된 경험을 통해 나만의 인사이트를 만들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도움이 되려면 지속적으로 나 자신을 성장시켜야겠죠. 왜 그런 마음이 드냐고 하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기왕에 하는 직장생활 잘하면 좋지 않느냐는 말로 밖에 설명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고, 잘한다고 불리는 사람들을 찾아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해보기도 하고, 이미 잘하고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해보기도 했습니다. 탁월하다고 보이는 분들의 공통점은 사실 간단했습니다. 워낙 다양한 직무의 영역이 있기 때문에 지식이나 기술 측면에 대한 공통점을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입니다. 탁월한 이들에게 보이는 공통점은 바로 태도적인 측면이었습니다. 그들은 일에 대해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잠깐 스쳐가는 업무라고 하더라도 또는 반복되는 업무라고 하더라도 '주인의식'을 갖고 일했습니다. 너무 추상적인가요? 그렇다면 '주인의식'을 어떻게 발휘했는지 한 번 제 나름대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반복되는 일은 매뉴얼을 만든다. 그리고 공유한다.

아무리 똑똑하고 탁월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처음으로 맡은 업무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업무의 속성을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고, 기존에 있던 자료를 이해하는데만 해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죠. 그러나 업무가 반복되면 규칙성이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발견된 규칙성은 곧 본인의 노하우가 됩니다. 시간이 지나 숙련도가 높아진다는 이야기는 해당 업무 안에 발생하는 패턴을 이해하고 개별 사례에 적용할 수 있다는 이죠.

탁월한 이들은 본인의 노하우가 는 규칙성을 암묵지로 두지 않고, 형식지로 만들어냅니다.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반드시 매뉴얼을 만듭니다. 당장 반복되지 않더라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면 매뉴얼을 만듭니다.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놓으며, 누군가 그 업무를 하게 되면 전달해줄 수 있도록 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매뉴얼을 공유하는데 거리낌이 없습니다. 매뉴얼을 만드는 과정에서 본인은 그 업무에 대해 체득했기 때문이죠. 매뉴얼을 만든 사람은 다른 분야로 자신의 시야를 확장하길 원할 뿐이죠. 탁월한 분들은 공유에 주저함이 없습니다.

2. P-D-C-A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개선한다.

PDCA란 Plan, Do, Check, Action을 의미합니다. 이는 품질관리와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방법론으로 Edwards Deming 박사에 의하여 제창된 방법론입니다. 계획하여 실행하고 이를 점검한 후 점검결과를 반영하여 다음 조치에 반영한다는 프로세스입니다. 이러한 과정은 매우 귀찮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프로젝트를 하나 진행합니다. 기획안을 작성할 것이고, 기획안이 컨펌되면 프로젝트를 진행하겠죠. 프로젝트 진행 후 결과가 있을 겁니다. 교육을 했다면 교육의 결과물(피교육자들의 교육 만족도, 피교육자들의 지식수준 변화 등)을 측정할 겁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측정의 과정을 생략합니다. 진행했으면 내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무엇을 측정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하는데, 측정하는 과정도 하나의 업무입니다. 거기서 끝나는게 아닙니다. 측정했으니 그 측정의 결과물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존의 과정을 점검합니다. 점검한 과정에서 나온 인사이트를 상위자에게 보고하죠. 보고한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 프로젝트에 적용하여 진행합니다. 어떠신가요? 듣기만 해도 너무 귀찮게 들리시지 않으신가요? 그런데 탁월한 분들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런 PDCA 과정을 업무에 적용하고  계시더군요. 반드시 기획이 필요한 업무에만 적용되는게 아닙니다. 제조부서에서 탁월한 기술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자신의 공정에서 이러한 PDCA를 적용하여 끊임없는 개선을 이루고 계십니다.


3. 주기적으로 본인의 업무를 재조직한다.

일반적으로 직장 생활은 1년의 Cycle 안에서 반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업의 방향과 조직의 전략이 바뀌면 내가 하는 일도 변해야 합니다. 탁월한 분들은 그것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본인의 업무를 재조직합니다. 자신이 하는 업무를 놓고 새롭게 시작할 일, 그만 멈춰야 할 일, 수준을 높여야 할 일,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일로 재조직하는 것이죠. 김호작가님의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를 보면 이를 Creating, Eliminating, Preserving, Accepting 할 업무로 구분합니다. 반드시 1년 주기가 아니더라도 특정 시기에 필요가 있다면 언제든지 자신의 업무를 구조조정하는 것입니다.

직장 생활은 자원투입의 연속입니다. 돈이든 시간이든 모두 자원입니다. 직장인에게 가장 중요한 자원인 시간을 어디에 쏟을지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은 회사가 사업을 점검하는 것과 동일한 작업입니다. 누군가는 회사에서 시키는 것만 해야지, 본인이 업무를 재조직하는 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탁월한 분들은 그렇게 하더군요.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는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방향에 대해서 제안하기도 합니다. 자동화를 통해 해당 업무를 줄이기도 하구요. 거창한 업무가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구조조정을 통해 자신 영역을 구축해갑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에 대해 인정하는 것도 중요한 미덕임이 분명합니다.


4. 업무의 앞뒤 연계를 파악하여 커뮤니케이션한다.

직장생활은 커뮤니케이션에서 시작하여 커뮤니케이션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커뮤니케이션 역량이란 발화자와 청자 간의 관계를 고려하고, 상황에 맞는 도구를 활용하여 메시지를 전달하는 능력이라고 봅니다. 상호 간의 관계에 따라 보고의 방식은 크게 달라져야 합니다. 같은 상사라고 하더라도 직속상사인지 관계 부서 상사인지에 따라 같은 주제의 보고서라도 전달해야 할 내용이나 단어의 수준이 달라져야 합니다. 또한 같은 보고서를 전달하더라도 구두, 서면, 사내 메신저라는 도구의 성격은 메시지의 성격이나 함의에 엄청나게 큰 차이를 가져옵니다.

탁월한 분들은 적절하게 발화자와 청자 간의 관계를 고려하고, 상황에 맞는 도구를 활용합니다. 탁월한 분들은 좋은 Data를 수집하는 능력도 탁월하지만 관계와 도구에 맞는 Information을 상대방에게 전달합니다. 직장생활의 커뮤니케이션이란 것이 결국 일이 되게끔 하는 것이 본질입니다. 결국 일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단순 Noti 하는 보고인지, 문제상황을 전달하기 위함인지, 다음 단계를 진행하고자 요청하는 것인지, 정보를 확인해 달라는 것인지, 지원을 바란다는 것인지 등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관계와 도구를 채택합니다. 탁월한 분들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진행되지 않은 업무들도 진행되도록 만들고, 여러 갈래로 흩어져 있던 의견들도 한데 모아내더군요.


5. 업무의 내역들을 체계적으로 아카이빙 한다.

누군가에게 자료를 요청하면 한 세월 걸렸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답답하다 못해 '나를 무시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도대체 본인이 보고한 내용인데 왜 자료를 늦게 주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요청을 받은 분은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진짜로 자신의 자료를 찾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게 무슨 탁월함과 관련이 있나 싶겠지만 탁월한 분들은 누군가 정보를 필요로 할 때, 그 즉시 전달해 줍니다. 저는 이것이 단순히 정리를 잘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필요한 정보를 바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업무의 체계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입니다. 거시적인 안목 안에서 현재 내가 하는 업무가 어디에 해당하고, 자신의 카테고리 안에 업무의 내역들을 체계적으로 아카이빙 하는 것이죠.

그리고 차곡차곡 채워진 아카이빙 안에서 파편화된 정보들은 한데 모아져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향성을 만들어냅니다. 체계적으로 정리한 자료들이 그 자체로 창의성의 원천이 되는 것이죠. 도대체 저 사람은 어떻게 저걸 다 기억하고 있지? 저 사람은 어떻게 계속 개선안이나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면 그분의 업무함을 들여다보면 그 답이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탁월한 분들은 만나면 기분이 좋습니다. 그들을 보면서 저도 주어진 일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직장생활은 제 삶을 규정하는 큰 요소이고, 저는 '직장인'이기 때문입니다.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주인의식을 갖고 살고 싶습니다. 사장도 아닌데 무슨 주인의식이냐고 하실 수 있지만 저는 회사의 주인이 아니라 제 삶의 주인이고 싶다고 항변하고 싶습니다. 저의 짧은 견해에 공감하기 어려운 분도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그저 직장생활에서 의미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 사람의 노력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다양한 업에서 갖고 있으신 자신만의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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