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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버지 Jun 23. 2024

드라마 '졸업'을 보며

뜨거움을 느끼다

  감성이 조금씩 깨어나나 보다. 한동안 굳어버린 감정이 가슴이.. 조금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이다. 한동안 시간이 나면 일에 도움이 되는 다큐를 찾아보거나 동영상 강의를 보았다. 드라마는 보통 아내가 보면 같이 보았을 때 흥미가 돋으면 보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내 할 일을 했다. 요즘 백수인 관계로 시간이 나니 평일 대낮 재방송 드라마를 보게 되었는데, 그게 바로 현재 tvN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졸업'이다.


  드라마 1회 시청률 5.2%에서 어제 방영된 13회가 3.6%가 된 걸 보니 인기가 줄어드는 모양이다. 나는 점점 더 꿀잼인데. 과거 배우 서현진이 나왔던 드라마 '블랙독'도 참 재미있게 보았는데 아무래도 선생님이 등장하는 이야기에 꽂히는 거 같다. 블랙독은 학교선생님들 이야기라면 이번엔 대치동 학원가 선생님들 이야기다. 공식홈페이지에 대문짝 하게 걸린 사진과 카피는 드라마의 격을 떨어뜨리기엔 탁월한 선택인 거 같다.

출처 : tvN 드라마 '졸업' 공식 홈페이지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설명하는 드라마 내용은 다음과 같다. "스타 강사 서혜진과 신입 강사로 나타난 발칙한 제자 이준호. 대치동에 밤이 내리면 이토록 설레는 미드나잇 로맨스가 시작된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학원 강사들의 다채롭고 밀도 있는 이야기" 흠... 개인적으론 또한 별로다. PD와 작가 모두 오케이를 것이겠으나 그저 그렇다. 마치 삼류 로맨스 소설 느낌이 난다고나 할까?


  이 드라마가 끌렸고 내 감정이 뜨거워짐을 느낀 이유는 바로 인간 내면심리와 변화를 기가 막히게 연기와 영상으로 승화시켰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스스로 삭이고 누르며 이성적으로 세상을 향해 돌진하던 여주가 감성적으로 변화하는 모습, 뜨거움으로 무장한 직진남 남주의 용기와 연약함, 악마와 천사를 오고 가는 원장, 목표와 이득을 위해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타락시키는 부원장과 경쟁학원 대표, 짝사랑을 빼앗겨버린 동료강사의 흑화와 질함, 지저분하나 많은 것을 보장하는 제안에 의리를 지키는 가진 게 없는 동료강사의 용기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내러티브가 심장 뛰게 한다. 천편일률적인 드라마 등장인물들만 보다가 이런 캐릭터들을 보니 너무 흥분이 된다. 그리고 등장하는 조연 중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연기력으로 무장한 배우들이 보여주는 흡인력이 대단하다. 잔잔한 음악, 영상 톤마저 완벽한 드라마. 쓰다 보니 너무 사랑하는 중인데?ㅎㅎ


  이제 다음 주면 드라마가 종영을 하게 된다. 끝이 나면 처음부터 다시 보기를 할 생각이다. 그리고 좀 더 들여다보고 싶다. 드라마 안에 내가 가졌던 혹은 가지고 싶던 감정이 얼마나 숨겨져 있는지. 드라마 '졸업'은 좀 더 자신에게 솔직해 보자고, 무엇이 더 중요한 것인지 생각해 보자 이야기하는 것 같다. 혼탁해진 삶 덕분에 닫혀버린 마음에 잔잔한 돌을 던져준다. 내 말이 무슨 말인지 궁금하신 분들 꼭 한 번 보시면 좋겠다.(이거 절대 드라마 PR 아닙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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