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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버지 Jun 19. 2024

겸손은 힘들어

꼰대가 되지 말지어다

  꼰대이고 싶진 않으나 나이가 들어감에 자연스레 꼰대스러워진다고 본다. 얼마 전 후배와의 술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를 곱씹어 보면 난 꼰대가 맞다. 꼰대의 기준이 뭐라고 명확하게 이거다라고 할 순 없겠으나... 내 기준의 어쭙잖은 조언을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계신다면? 아 유 꼬~온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조언이랍시고 하고 있는 말들을 종합해 보면 대부분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자나' 결국 본인도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꽤나 본인에게 바라는 것들을 상대방에게 종종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웃기는 일이다. 며칠 전 후배와의 만남에서 그런 행동을 한 것 같다.


  똑똑한 후배는 지금 본인의 페이스에 맞춰 나름대로 잘 살아가고 있다. 그런 후배에게 될만한 것만 계속하는 것은 너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좀 어려운 걸 도전하고 성취해 보면 어떨까? 생각보다 행동으로 옮겨보고 수정보완하면 어떨까?'라고 말을 건넸다. 와... 이거 진짜 나한테 내가 해야 할 말인데. 이것 정말 부끄럽다. 후배야 미안해...


  어쩌면 무의식 중에 켜켜이 쌓여있던 내 안의 외침이 그렇게 튀어나와 버렸나 보다. 후배는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웃었지만... 속으론 손절을 외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 예전에 그랬으니까. 나이 40 중반에 접어든 이 시기에도 이런 같잖은 행동을 종종 한다. 그리고 이렇게 이불킥을 날린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건 자기 자신을 더 들여다보고 겸손해지는 일이라 생각한다. 일단 이런 실수를 덜하기(안 하기는 힘들다... 이놈의 술...ㅋ) 위해 젊은이들과 술자리를 줄여야 한다!! 음하하... 그리고 그들에게 조언을 더 들어야 한다. 내가 배울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 가지 더 바란다면 누군가의 행동에 가치판단을 하기보단 그의 생각과 행동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요즘 성공팔이(?)들이 득실대고 있다. 어쩌면 그런 성공팔이들은 다 꼰대다. 자신들이 이룩한 작은 성공을 포장하고 그걸 교육과 컨설팅이라는 미명하에 판매한다. 현혹된 불안한 자아들은 그걸 정말 큰 가르침인 줄 알고 따르려 한다. 물론 순기능이 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본인 마음 안에 있기 때문에 누군가의 성공의 기술이 정확히 들어맞지 않을 것이다. 결국 성공팔이들 역시 꼰대다. 절대절대 믿지 말길.


  세상의 꼰대들을 멀리하자. 그리고 꼰대가 되지 말자. 그냥 자기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성실한 성인으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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