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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윤 Feb 06. 2020

망각의 동물에겐

시간이 약

첫째 출산 전, 우리 부부는 주말부부로 지냈다. 그러던 나는 육아휴직과 동시에 남편이 있던 경기 남부 지역으로 이사를 했다. 생각해보니 결혼 생활 3년 중에 1년 이상 붙어 있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비록 신혼 때, 6개월을 함께 했지만 아이가 생기고 나서 붙어서 생활하는 동안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둘 사이에서 아이는 처음이라 더 그랬다. 다시 붙어서 생활하느라 결혼 생활도 적응해야 했고, 그 사이에서 생긴 아이와 우리의 생활을 조율해야 했다. 두 과정을 동시에 거치느라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그렇게 힘들었던 순간들이 눈 녹듯 기억 저편에서 사라졌다. 학창 시절, 공부할 적에는 그렇게 기억하려고 애썼는데 반대로 고단했던 기간을 지나는 동안에는 잊는 것이 감사하더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분명 그 순간에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지나온 1년이라는 시간들이 아름답고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지나왔기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지 않을까 싶다.

 힘든 사람들에게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 '시간이 약'이라는 말. 비록 이 얘기를 듣는 당사자들 입장에선 지금 당장 힘든데 뭐 저런 답답한 이야기를 하느냐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살다 보면 힘들었던 일들이 어떻게 해결되기도 하고, 무뎌지기도 하는 걸 보면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아예 틀린 말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혹시 힘들다면 지금 당장 와 닿진 않겠지만 시간이 좀 흐르고 기억을 반추해보자. 그리고 힘든 그 순간에 매몰되기보단 지금 현재 나에게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을 찾아서 그것에 집중해 보자. 그렇게 현재에 집중하며 살다 보면 자연스레 힘들었던 일들이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있는 마법을 경험할 것이다.

#시간이약 #망각 #망각의동물 #힘든시간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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