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미경 Apr 07. 2024

24년도 두 번째 짝사랑

두 번째 짝사랑도 이제 안녕-!

매번 짝사랑만 타령하게 되는 것 같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누군가 보고 싶고, 알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고, 들어주고 싶고, 안아주고 싶은 걸까.

사실 사랑이란 무엇인지 여전히 모르겠다. 호감, 사랑, 호기심. 이 모든 걸 사랑이라고 부르려고 한다.


예전에도 여러 번 말했듯 나는 지독하게도 한결같다.

항상 사랑에 쉽게 빠지고, 사랑에 빠지고 나면 마음도 쉽게 열어버리고 만다.


그래도 장점은 꽤나 금방 잊는다는 점이다.

단점은 잊기 위해서는 '차단'이라는 어처구니없는, 그렇지만 나에게는 최선이었던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늘 난 왜 이렇게 극단적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사가 극단적이었다. 인간관계에서 조차도.

어중간한걸 극도록 싫어하는 편이다. 뭐든 답변을 들어야 했고, 확정 지어놓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애매모호하고 어중간한 감정들을 싫어해, 냉탕과 온탕 미적지근한 그 중간은 나에게는 없다.


그런 고로 재작년부터 작년까지 스쳐 지나간 사람들을 떠올리면 헤어진 후에 죄다 차단했다.

썸붕이 나도 죄다 카톡방을 나간다거나, 인스타그램을 숨긴다거나, 팔로우를 취소한다거나 하는 극단적 조치를 취했다.


사유는 내가 덜 상처받기 위해서이다. 카톡방을 나가는 이유는 이전에 했던 대화를 자꾸 곱씹으면서 그를 그리워하는 내가 비참해서. 그리고 그에게서 연락이 행여나 오지 않을까 계속 기다리는 내가 너무 미련해서. 카톡방을 나가는 건 꽤나 효과가 있다. 더 이상 그의 연락을 기다리지 않게 되고, 그와의 달달했던 대화를 곱씹지 않아도 되어 시간이 지나다 보면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된다.


그렇게나 몇 달을 그리워하던 사람도, 결국에는 지금은 기억이 흐릿해졌다. 이름도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말이지. 가끔 그의 사진을 보면 대체 내가 왜 이런 사람을 좋아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카톡방을 지워버리는 건 꽤나 마음 아픈 말이다. 그의 다정한 말, 나누었던 근황들로 나의 일상이 잠시 반짝했는데 그런 모든 것들을 지우고 반짝거림조차 내던져야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카톡은 그래도 둘만의 대화방이기에 나가도 삭제해도 티가 나지 않지만, 인스타그램이 복병이다. 프로필을 숨기기 해놓으면 게시글이나 스토리가 내 피드에 뜨지 않지만, 바보 같은 나는 또 굳이 검색을 해서 상대의 스토리를 애써 찾아본다. 그러다 보니 머릿속에서 지워내 버리기가 너무나도 힘이 든다. 시간도 많이 들고, 비참한 내 연애사.


팔로우를 서로 끊거나, 차단해서 아예 접점을 없애버리는 게 사람을 잊기에는 가장 쉽다.


더 이상 내 삶에 그를 두지 않는 것이다. 아예 내 삶에서 그의 존재를 내쫓아 버리는 방법이다.


그러나 팔로우를 취소하거나 차단하면 그도 알 수 있기에 이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혹시 모를 미래를 위해 여지를 남겨놓는 행위이기도 하다.


최근 나는 호감 가는 사람이 생겼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짝사랑에 시달리며 엉엉 울었는데, 3달이 지난 지금은 그게 누구였죠 할 정도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가면 호감 가는 사람에게 사실 기대하는 바는 크게 없다. 그저 가끔 만나서 놀고, 근황을 주고받는 정도를 기대하게 되더라. 근데 이것도 무진장 어렵다. 왜냐면 상대는 나에게 관심이 일절 없기 때문인가 보다.


계속 그를 내 주위에 두고 연락을 이어가게 된다면 나는 분명 앞으로 못나아가고, 그의 주변을 맴돌 것이다.

이건 너무 비효율적인 것 아닐까. 어차피 안될 사람을 왜 붙잡고 기대하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일까.


1분 1초가 소중하기에 연인관계가 아니더라도, 친구로서, 사람대 사람으로서 나를 존중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책임감을 다하는 사람과의 좋은 관계를 형성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 삶은 하루하루는 소중하기에.


그와의 관계에 기대를 품다 보니 연락에 하루 기분이 좌지우지되더라. 연락이 오면 뛸 듯 신나고, 안 오면 자괴감에 빠지고. 그런 기분이 너무나도 싫어서, 그를 내 삶에서 드러내고, 내 삶에 필요한 가치들을 채워나가는 연습을 해야지.


이렇게 나의 24년도 두 번째 짝사랑도 벌써 끝이 났다. 뭐, 나름 재밌었던 기억도 있다. 설렜던 순간도 있고, 고마운 부분도 있고, 그럼에도 더 이상 연락 하나하나에 연연하며 내 삶이 흔들리는 꼴은 못 보겠다.


그러니, 더 강하게 단단하게 마음 다잡고, 내 삶을 지켜나가면서 잘 가꿔나가야지.


연애를 한다 해서 덜 외로운 것도 아니며, 항상 행복한 순간만이 있는 것은 아니기에


내 삶, 오롯이 혼자 살아가는 삶도 행복하게 여기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나갈 것이다.


안녕 -! 두 번째 짝사랑

이제 보지 말자

더 이상 넌 내 삶에서 없는 사람이니까

애초부터 없었던 것처럼


그러니 나도 부단히 노력해야지. 사람 만나기가 귀찮고, 스스로를 챙기기 버거워도 방안에 히키코모리처럼 있으면 나아지는 건 없다는 걸 아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매거진의 이전글 Beautiful worl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