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를 읽었다
'간단하다든가 편하다고 하는 일은 웬만해선 다 어려워!'
'어째서 이렇게 비싼 식재료를 좋아하는 걸까 나는 연어알을 좋아하고 싶어서 좋아하는게 아니야'
'하지만 일단 오늘 밤은 모든 사고를 멈추고 잠들어야 한다 내일도 일찍 출근해야 하니까'
가장 마음에 남았던 대사가 일단 저 세 개.
그 밖에도 사람도 상위 포식자가 있어서 누군가에게 잡아먹힌다면 좋을텐데, 같은 게 있다.
그러면 세계에서 자신의 역할이 명확하니까....
하지만 사람은 그냥... 나 같은 사람은 그냥 탈락했을 뿐...
그러니까 음, 읽으면서 사회 탈락자로서의 나의 지위를 뼈저리게 느끼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는데까지는 살아갈 수 있다는 힘도 좀 난달까...
역시나 바라는 건 내가 노인이 되기 전에 조력자살이 합법화 되는거지만!
하지만 정말 어떻게 살지~ 분명 돈이 없는 노인이 될텐데
요양원 같은데에 들어가기 전에 역시 죽고 싶어~
이게 어떤 자조적이고 유쾌한 농담이라는 건 아는 사람은 알 거임
이런 기분으로 하루하루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커리어랄까 직장같은게 정해져 있지 않고...
하루하루를 때워서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말이지...
아무튼 나는 타일이나 도배를 배워야지 하면서 희망을 걸고 있다
뭐라도 배워놓으면 좀 낫겠지...
할 줄 아는 게 하나라도 더 생기면....
물론 그것도 재능이 있고 힘들고 어쩌고 하는 건 알고 있다 (방어적으로 하는 소리다, 그 일은 쉬울줄 아느냐, 라고 할 게 뻔하니까...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세상에 쉬운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을... 진입 장벽 낮고 모두가 와장창 그만두는 일 같은 걸 전전하다보면 알게 되는 정도지만)
하지만 지금처럼 이런 애매한 글재주로...
어디 빌어먹듯 밥벌이 하는 상태보다야...
뭐라도 움직이는게 낫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아무튼 하루 더 살아갈 희망정도는 있다 그런 이야기고.
[밥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도 그런 이야기였다.